[프라임경제] 기아자동차(000270)의 주력 라인업인 'K시리즈'가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신차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K시리즈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한때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애마로 불리던 대형 세단 K9을 비롯해 준중형 세단 K3와 중형 세단 K5가 맥을 추지 못하는 등 판매성적이 신통치 않다. 그나마 올해 초 출시된 신형 K7만이 판매호조를 이어가며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력모델인 K시리즈가 계속해서 판매부진에 시달리면 기아차 역시 내수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와중에 경차 모닝이 '작은 고추가 맵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모닝은 내년 초 완전변경모델 출시를 앞두고 막판 뒷심을 발휘하는 등 기아차의 판매실적을 이끌고 있다.
지난 11월 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 전년동월 대비 2.2% 감소한 4만8906대를 판매했다. 전월대비로는 22.2% 증가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11월 내수판매 실적은 국내 자동차시장 진작을 위해 실시한 '기아 세일 페스타' 등 판촉활동의 효과로 전년대비 감소 폭을 최소화하고 전월대비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모닝은 지난 11월 적극적인 판촉활동에 힘입어 전년동월 대비 12.6%, 전월대비 61.2% 증가한 9256대를 팔아 올해 들어 최다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K7은 지난달 말 출시된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해 전년동월 대비 94.6% 늘어난 4072대가 판매되는 등 올해 총 4만9897대의 판매고를 올려 2009년 출시 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 5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K3 △K5 △K9은 각각 전년동월 대비 △18.9% △52.0% △27.2% 감소한 △3047대 △3326대 △18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K시리즈가 강점으로 내세웠던 디자인도 최근 들어 자동차 디자인들이 고급스럽게 진화하고 발전해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를 두기가 힘들어졌다"며 "여기 더해 현대차와의 판매 간섭 역시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 간섭은 떼려야 뗄 수 없다. 현재 K9은 EQ900에게 잠식당했다. K7과 K5는 각각 그랜저 및 쏘나타와, K3는 아반떼와 싸우고 있다. 더욱이 △EQ900 △쏘나타 △아반떼의 11월 판매량은 각각 △911대 △5907대 △7752대로, 모두 K시리즈의 판매량을 제쳤다.
뿐만 아니라 K7의 상대인 신형 그랜저는 사전계약 개시 하루 만에 계약대수 1만6000대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신기록의 기염을 토했으며, 약 3주 만에 2만7000여대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의 출시로 인해 제 역할을 해주는 K7 역시 앞날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이 그랜저의 경우 소비층이 가장 두터운 차급이자 5년 만에 완전변경으로 돌아온 만큼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한국GM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사이 K5가 기아차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 역시 부진 이유 중 하나다. 이에 기아차는 당분간 K시리즈의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만큼 K시리즈에 대해 현금할인과 이벤트 등의 판촉활동을 통해 K시리즈를 살리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K시리즈가 현재 내수시장에서는 다소 주춤하지만, 해외에서는 K3가 총 5만2909대 판매돼 세 달 연속 최다 판매 차종에 오르는 등 글로벌 판매실적은 나쁘지 않다"며 "내수시장에서 K시리즈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판매증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