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선강퉁 시행 첫날 선전증시에만 46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선강퉁 개통 1년간 중국 본토주식인 A주에 모두 1000억 위안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일 중국증권망과 동방재부망 등에 따르면 선강퉁 시행 첫날인 이날 선전증시는 홍콩증시에서 27억1100만위안(4632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거래에 활기를 보였다. 일일 한도액 130억위안 중 20% 정도가 소진된 것이다.
선강퉁은 2014년 11월 시행된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에 이은 중국의 추가적 자본시장 개방 조치다.
이날 선강퉁 시행으로 선전증시 상장 880개 종목에 국내 투자자가 직접 투자할 길이 열렸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도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주식 417개 종목을 매매할 수 있게 됐다.
중국 궈타이쥔안 증권은 선강퉁 개통으로 A주시장에 최대 1500억위안(약 26조원)의 자금이 유입되고 상하이지수가 내년에 360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전증시는 주로 민영·중소기업, 기술 및 의료 등 성장주 등으로 구성돼 있어 국유·대기업 위주로 구성된 상하이증시와 차별화됐다. 이에 상하이증시와 달리 중소형 성장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점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국내증권사, 선강퉁 이벤트 '봇물'
국내 역시 선강퉁 시행에 발맞춰 고객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을 포함해 총 17곳이 선강퉁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증권은 중신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투자 컨퍼런스를 열었고, PB와 애널리스트 200명을 심천에 파견해 중국 기업을 직접 방문했다. NH투자증권 또한 심천기업 탐방단을 구성해 중국의 첨단 기업을 탐방시켰다.
국내에서 유일한 중화권 전문 증권사를 표방하는 유안타증권은 전 지점에서 투자설명회를 가졌고 신한금융투자는 중국 주식 및 채권 전문가로 구성된 '차이나데스크'를 마련해 생생한 선강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베스투자증권은 선강퉁 오픈을 기념해 오는 30일까지 '중국 주식 이벤트'를 실시한다. 비대면계좌로 신규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중국주식 매매수수료를 내년 11월30일까지 무료로 제공하며, 중국주식을 1회 이상 매매한 선착순 100명에게 선강퉁 실시간 시세를 2개월간 무료로 제공한다.
하이투자증권도 해외주식 실시간 시세 무료제공 이벤트와 모바일 상품권 지급 이벤트 등을 3개월 동안 시행하며 SK증권도 내년 3월3일까지 해외주식 첫 거래 고객에게 선전, 상해, 홍콩 증시 상장회사 핸드북 제공, 선전거래소 실시간 시세 비용 지원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하나금융투자는 고객 거래방식에 맞춘 다양한 이벤트를 3개월간 진행해 심천 패키지 여행권, 심천시장 실시간 시세 제공, 상품권 등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한국예탁결제원도 선강퉁 거래주식의 예탁결제서비스를 개시했다. 예탁원은 지난 8월 중국 당국이 선강퉁에 대한 비준을 발표함에 따라 외국보관기관인 씨티은행 홍콩과 협력해 선강퉁 예탁결제서비스 플랫폼을 준비해왔다.
예탁원은 앞으로 중국 채권시장(CIBM) 투자 지원을 위한 플랫폼도 제공할 계획이다.
◆고평가·높은 주가 변동성 위험 요인
한편 선전성분지수는 막대한 자금 유입에도 하락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선강퉁 개시 기대감에 지난 두 달간 4% 넘게 뛴 상태여서 선강퉁이 개시되면 주가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선전성분지수는 이날 10776.12로 전 거래일대비 1.25% 하락하며 출발했으나 오전장에서 하락세를 돌려놓지 못한 채 10802.25(-1.01%)로 마쳤다.
무엇보다 증시가 열리기 전 이탈리아 개헌 투표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제2의 브렉시트(영국의 EU)와 같은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감에 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한 뒤 회복되지 못했다.
또한 이날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전 거래일 보다 0.11% 절하된 6.8870위안으로 고시하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신성장 산업 육성과 소비 성장 등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은 다소 높다"고 평가했다.
향후 선강퉁 전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증시가 후강퉁 출범 당시만큼 뜨겁지 않은 상태여서 후강퉁을 크게 뛰어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후강퉁 때처럼 중국 증시가 급격한 강세장을 연출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