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국내 주요 제과업계 판매량 1위에 오른 과자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롯데제과 빼빼로, 오리온 초코파이, 해태제과식품 홈런볼, 농심 새우깡 등. 출시한 지 30~40년은 된 장수 제품이란 것.

국내 제과 4사의 매출 1~3위에 오른 제품 중 2000년 이후에 나온 제품은 크라운제과 마이쮸와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국민과자로 불리는 제품들이 이처럼 사랑받는 데는 제품 그 자체의 경쟁력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업계가 연구·개발(R&D) 투자에 소극적인 탓에 혁신제품이 사라졌기 때문이란 지적이 인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제과업체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0.3% 수준이었다. 제조업계 평균으로 알려진 2.6%에 비해 무척 저조한 실적이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에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제과, 오리온, 크라운제과, 해태제과와 등 제과4사의 3분기 연구개발비용은 매출액 대비 평균 0.45%인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제과의 연구개발비는 74억1400만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5억400만원(13.8%)가량 올랐다. 소폭 상승했지만, 이는 매출액 대비 0.44% 수준이다.
오리온은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8억8600만에서 31억1800만원으로 3.5배 정도로 껑충 뛰며 타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장한 것. 매출대비 비중도 0.17%에서 0.62%로 역전했다.
크라운제과는 연결기준으로 올 3분기 33억9800만원을 연구개발비에 투자, 전년 동기간 25억8600만원보다 31.3% 상승한 모양새다. 해태제과는 22억22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4%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은 0.4%로 크라운제과와 동일하다.
이에 비해 지난해 기준 일본 제과업계 1위 메이지제과는 매출의 1.2%, 2위 에자키글리코는 1.4%를 투자했다. 금액으로는 메이지제과의 경우 1254억원을 연구개발비에 썼다.
국내 과자업계는 최근 단행한 과자가격 인상이 무색하게도 오히려 실적이 급감하며 체면을 구긴 바 있다. 더군다나 R&D에 대한 투자를 외면하면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수입과자의 공세로 더욱 위축된 양상이다. 소비자들은 새롭고 저렴한 외국산 과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제과시장은 2009년 3조5878억원에서 2011년 4조6971억원으로 상승세를 그리다 수입과자 유입·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4년경 3조9249억원으로 16.4% 급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수입과자시장은 지난 2013년 4억363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8678만달러로 11% 이상 성장하며 세를 불리는 추세다. 현재 세계과자전문점만 해도 전국에 6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과업체들이 택한 것은 일명 '미투(Me-Too) 전략'"이라며 "일부를 제외하고는 타 제과업체에서 잘 나간다 하는 제품과 비슷한 제품을 쏟아내며 인위적인 '열풍'을 만드는 데만 주력하고 있다. 안전한 것도 좋지만,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국내 제과업계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