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단지 가만히 있을 뿐인데 괜히 공허한 마음이 든다. 입이 심심해 주변을 둘러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먹는 게 곧 쉬는 것이자 낙(樂). 필자 포함,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우리 혀끝을 즐겁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탐구해본다.
밥을 배 아플 정도로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분명 배가 부른데…. 맛있는 디저트(dessert)를 보면 군침이 돈다. 앞서 열심히 먹은 기억 따위 잊고 일을 열심히 하는 위가 디저트를 위한 공간을 낙낙하게 만들어준다.
최근에는 실험으로도 입증돼 우리는 "밥 배 따로, 디저트 배 따로"에 대한 당위성을 얻었다. 때문에 식사 후에는 디저트 가게에서 2차전을 뛰어야 "아 오늘 하루 알찼다"라고 말할 자격이 주어진다.

디저트의 사전적인 본래 의미는 프랑스어로 'Desservir'(치우다·정돈하다)에서 비롯된 '식사를 끝마치다' '식탁 위를 치우다'라는 뜻이다. 이 과정을 디저트 코스라고 하는데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젤리 △푸딩 △케이크 △아이스크림 △과일 등을 내온다.
이처럼 정식식사 중 요리 사이에 내는 음식에서 현재는 '후식'이라는 의미가 강해졌다.
우리나라는 감질나게 조금씩 나오는 코스문화보다는 한 번에 푸짐하게 먹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디저트는 디저트 전문점 혹은 카페 등을 부러 찾아가곤 한다.
◆국내 대표 디저트 '빵류' 프리미엄시장 견인
디저트의 유래는 밥을 먹은 후에 약간 모자란 음식의 양을 채우고자 달콤한 음식으로 식사의 끝을 맺은 것이 시초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에는 꼭 '디저트=후식'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게 아니라 간식 혹은 식사대용으로도 여러 제품군이 사랑받고 있기 때문에 매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외식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매출액 8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보다 13.9% 오른 수치로 전체 외식시장의 10.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빵류'를 가장 대표적인 디저트로 꼽았고 이어 △커피 △아이스크림 △음료·차 △제과류 △빙수 △떡류 등의 순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디저트시장도 2013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5배가량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는 어려워지고 지갑은 얇아져도 한순간이나마 현실을 잊게 해줄 달콤한 행복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때문에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고급' 디저트로 인식됐던 에클레어를 대중화를 꾀하고자 저렴한 가격대에 선보인다거나 콩으로 만든 이색 푸딩 등 디저트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직 디저트로만 구성된 코스요리를 선보이는 가게, 채식주의자를 위해 우유·버터 등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디저트 가게 등이 생길 정도로 디저트 문화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디저트 제국 "생과일은 취급 안 해"
18세기 영국 귀족들은 하루에 두 끼만 먹되 만찬으로 즐겼다고 전해진다. 식사 간 시간이 길다 보니 오후에 먹을거리가 필요했고 이에 '애프터눈티' 문화가 생겼다.
기본적으로 애프터눈 트레이 1단에는 스콘·샌드위치를, 2단에는 케이크류, 3단에는 쿠키·미니 타르트 등을 올리는데 1단부터 차례대로 맛보면 된다.
런던에서는 현재도 격식 없는 것부터 귀부인들이 즐기는 애프터눈티까지 다양한 애프너눈티 문화를 뽐내고 있다.
'디저트의 제국' 중 한 곳인 프랑스는 생과일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원재료를 그대로 먹을 거면 굳이 함께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견해 때문. 따라서 시럽에 졸인 과일 등을 올린다.
또 슈와 슈크림, 초콜릿 장식이나 설탕공예 등 위로 솟은 장식이 유독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신을 향한 음식이라고 여겨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의 디저트는 럭셔리하고 바삭한 식감을, 프랑스에서는 화려하고 다양한 풍미와 풍부한 맛을 선호한다. 매장 또한 프랑스 진열장의 색상이 더 다채롭고 공이 많이 들어간 케이크들을 선보인다고.
한편, 타르트와 파이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추세다. 파이와 타르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일단 반죽이다. 파이는 페이스트리가 겹겹이 쌓인 파이지를, 타르트는 바삭한 파이즈를 토대로 삼는다.
하지만 국내에서 바삭한 파이지를 주로 사용하면서 둘을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또 식감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파이가 촉촉하고 쫀득하다면 과자로 분류되는 타르트는 훨씬 바삭하다. 타르트는 버터도 차가운 것을 쓰며 파이는 반죽을 비교적 더 많이 두드리고 달걀과 버터 등의 재료를 실온에 두고 사용한다. 사실 맛있으면 장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