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산유량 감산에 합의하면서 관련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감산 합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9.3% 급등하면서 △정유 △화학 △조선 △건설주가 오름세인 반면 항공, 전력 등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감산 합의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50선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내년 국제유가가 6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총회에서 회원국들은 하루 3360만배럴 수준인 산유량을 하루 120만배럴씩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1%가 넘는 양이다. OPEC은 이번 합의를 근거로 국제유가 목표치를 배럴당 55~60달러로 제시했다.
국제유가 급등과 점진적 상승 전망에 따라 정유, 화학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유사의 재고평가이익으로 인한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고평가이익이란 정유사들이 한두 달 전에 싸게 사들인 원유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 경우 등을 현재 원유 시세에 맞게 비싼 가격으로 내다파는 것을 뜻한다. 즉 유가상승으로 인한 시차 효과로 정유사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1일 오후 2시2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일대비 1.64% 상승한 15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Oil(010950) 역시 3.10% 오른 8만6600원에 거래 중이다. LG화학(051910)과 롯데케미칼(011170)도 각각 1.10%, 5.29% 상승세다.
OPEC의 감산 합의는 유가 급락 이후 해양플랜트 발주가 끊겼던 국내 조선업계에도 호재다. 유가가 상승하게 되면 해양플랜트 발주가 되살아나기 때문.
조선업계의 발주 기대감으로 삼성중공업(010140)은 전일대비 5.90% 급등했다. 현대중공업(009540)과 현대미포조선(010620)도 각가 4.23%, 2.58%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건설업종 지수도 3% 이상 상승하며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건설주는 유가 급등으로 중동 국가들의 경제가 개선되면 해외 건설 프로젝트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유가 상승의 수혜주로 꼽힌다.
성지건설(005980)이 7.41% 급등했고 GS건설(006360)과 현대건설(000720) 등도 4% 이상 강세다.
반면 한국전력(015760)은 사흘째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 상승 한국전력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전일대비 3.66% 급락한 4만4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진칼(180640),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제주항공(089590) 등 항공주도 고전 중이다. 항공업종은 유가가 낮은 시기에 유류비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수익을 가져왔다. 유가상승은 항공사들의 원가 부담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OPEC의 유가 안정에 대한 높은 의지가 확인되면서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