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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의 자취생존기] 거기 가면 나도 재벌 '저가 생활용품점'

김수경 기자 기자  2016.11.30 15: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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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취 4년 차인 필자는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낭만 가득한 생활을 꿈꿨습니다. 모두가 꿈꾸는 '자유' '예쁜 방 꾸미기' 등의 로망 말이죠. 그러나 그런 꿈은 잠시, 현재는 공과금부터 냉장고 정리까지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하는 우당탕 한 편의 '생존기'를 찍는 중입니다.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반말투를 사용한 '자취생존기'는 하루하루 생존 중인 자취인들이 겪는 문제를 짚고 소통하고자 마련했습니다. 

주말에 이불 안에서 폰을 만지작대다가 재밌는 캡처를 봤어. 마이클 잭슨이 살아있을 적 골동품 가게에서 수억대가 넘어가는 물건들을 엄청 사들이는 내용이었지. 가게 주인이 총 가격을 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말이야. 

사실 진짜 웃긴 건 댓글이었어. '엄청나네'하면서 쭉 내렸는데 한 네티즌이 '우리가 다이소에서 쇼핑하듯 쇼핑하네'라고 했지 뭐야. 정말 공감되면서 웃기더라고. 다이소는 자취생들에게 없어서 안 될 곳이잖아. 난 살 것이 없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가. 너네도 그렇지 않니? 

예전에는 질보다 가격이지 하는 마음으로 샀는데 요새는 디자인도, 질도 생각보다 더 좋아졌더라고. 그래서인지 한 번 들어가면 각종 생활용품부터 팬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돼. 

최근에 산 건 보풀 제거기와 인덱스 스티커야. 보풀 제거기는 아직 써보지 않았는데, 저 고양이 인덱스 스티커는 유용하게 쓰는 중이야. 보기만 해도 귀여운데 가격도 1000원밖에 안 해. 

이렇듯 1인 가구 증가, 경제 불황 장기화로 다이소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 가볍게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는 물건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지. 난 다람쥐 습성이 있어서 쉽게 버리지 못하지만…….

때문에 다이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25억4933만원으로 전년 470억1899만원보다 155억3034만원 올랐지. 다이소는 올해 매출이 1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한대.

이러한 다이소를 선두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숍이 생겼어. 우선 언뜻 들으면 다이소 짝퉁(?)이라 생각할지 모르는 '미니소'도 한국에 착륙했지. 나도 처음에 다이소를 표방한 곳인가 의아했어.

미니소 본사는 일본 도쿄야. 이미 전 세계 약 1500개 매장이 있는 미니소는 '심플한 자연주의'를 슬로건으로 삼았지.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다이소'라고 불릴 만큼 중국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가게래. 

지난 8월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미니소는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매장을 넓히고 있어. 입소문 덕분인지 2017까지 10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포부를 당차게 내놓기도 했지. 


내가 사는 동네에도 지난주에 오픈해서 친구랑 갔는데 말이야. 정말 아기자기한 인형부터 접시·프라이팬 등 생활용품까지 없는 게 없더라고. 특히 다이소보다 샤오미 등 더 다양한 IT제품 종류가 입고됐어.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과자도 있더라.

가격은 최소 3000원부터 최대 3만원 정도야. 다이소보다 조금 더 비싸긴 한데, 그래도 일반 매장 가격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지. 

그다음으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Flying Tiger Copenhagen)'. 이 가게는 지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출발했어. 현재 세계 28개국에서 66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데 '유럽판 다이소'로 불리지. 

우리나라에는 명동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있고 12월 잠실, 가로수길 등에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래. 사실 가성비로 따지면 다이소가 더 나아. 구경은 여러 번 해도 막상 집에서 쓸지 망설여지는 물건이 대부분이거든. 

그렇지만 이곳 디자인이 정말 끝내줘. 사고 싶게 만드는 아기자기한 디자인 제품이 가득해. 누가 시곗바늘에 포크를 달겠어. 말을 형상화한 연필도, 한 번도 쓸 일 없을 것 같지만 소장 욕구생기지 않니? 가격은 최저 1000원부터 시작해서 다이소와 비슷해.

내가 말한 곳 외에도 '버터' '무지' 등 여러 저가 라이프스타일숍이 있어. 버터는 가본 적 없지만, 무인양품 브랜드 무지에서는 핸디 종이 분쇄기를 한 번 산 적 있어. 각종 영수증을 분쇄하는데 좋더라고. 

어때, 위 사진들을 보니 갑자기 집을 꾸미고 싶어지지 않니? 현실에 치여 실제 그러진 못하지만, 다들 집 꾸미기에 대한 로망이 있잖아. 이번 주말 저가 라이프스타일숍에 방문해 꿈을 이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