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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그랜저에게 질 수 없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 조용하지만 파워풀한 주행

'친환경 기술력 완성' 넘어선 진일보한 주행성능

전훈식 기자 기자  2016.11.29 18: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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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쉐보레 말리부(한국GM)와 SM6(르노삼성)에 이어 얼마 전 그랜저IG가 출시된 국내 중형·준대형세단 시장은 그야말로 격전지다. 기아차 역시 2세대 K7로 대응하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한 '올 뉴 K7 하이브리드'는 기아차가 기대를 걸 만하다. 하이브리드 특유 친환경성은 물론, 보다 강력해진 주행성능까지 갖춘 진정한 '워너비 준대형세단'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7년 만에 2세대 모델로 돌아온 '올 뉴 K7'은 '한 차원 높은 격과 상품성을 갖춘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을 목표 삼아 소비자 마음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이번 2세대 K7 하이브리드(이하 K7h)는 기존 '친환경차 기술력의 완성'을 넘어서 놀랍도록 정숙한 승차감과 진일보를 이룬 주행성능 등 동급 최고의 상품성을 구현했다.

더욱 향상된 상품성을 자랑하는 K7h가 기존 중형·준대형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지 직접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이번 시승코스는 W호텔을 출발해 올림픽대로, 서울춘천고속도로 등을 거쳐 동화컬쳐빌리지를 왕복하는 약 90㎞ 거리다.

◆한층 커진 외형과 넓어진 실내…스포티와 고급감 동시 만족

그랜저가 젊은층을 겨냥해 이전보다 젊어지고 스포티해졌다면, K7h 디자인은 오히려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우선 차체크기가 △전장 4970㎜ △전폭 1870㎜ △전고 1470㎜ △축거 2855㎜로, 기존대비 한층 더 커진 외형과 넓은 실내 공간(기존 전장 4970×1850×1475·축거 2845)을 꾸렸다.

무엇보다 축거를 이전대비 10㎜ 늘려 동급 최대 길이를 구현했으며, 운전석 착좌 높이를 10㎜ 낮추고 헤드룸 및 레그룸을 늘려 탑승자에게 넉넉한 실내공간과 쾌적한 주행환경을 제공한다.

음각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과 알파벳 'Z' 형상의 헤드램프 등 올 뉴 K7 디자인을 이어받은 외부 디자인에서는 △풀 LED 헤드램프 △크롬 아웃사이드미러 △후면 전용 엠블럼 등을 새롭게 장착해 차별화를 꾀했다.

이 중 특색 있는 3구 타입으로 디자인된 '풀 LED 헤드램프'의 경우 기존 HID 헤드램프 대비 자연광에 가까운 밝기를 살렸으며 '반영구적 수명'이라는 장점을 지녔다.

또 차량 도어를 열면 좌우측 도어 트림과 크래시패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랩 어라운드(Wrap Around)' 디자인 덕에 탑승자는 극대화된 개방감과 연결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수평형 레이아웃과 넓은 공간감을 자랑하는 인테리어의 경우 운전자에게 보다 감성적인 조작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이전 K7 하이브리드 모델에 없던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 트렁크 △9에어백 등 안전·편의사양을 탑재해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으로서의 상품성을 향상시켰다.

더불어 고전압 배터리를 기존 2열 시트 후면에서 트렁크 하단부로 옮기면서 트렁크가 골프백 최대 4개까지 적재 가능할 만큼 넓어졌다.

◆가솔린과 차별화된 능동부밍제어…정숙·편안한 감성 확보

본격적으로 시승을 하고자 앉아 잡은 스티어링 휠은 손 형태를 고려한 설계 때문인지 최상의 그립감을 자랑했으며, 주행 중 엄지만으로도 스위치를 조작할 수 있도록 적절히 배치해 조작 안전성도 향상됐음을 곧장 느낄 수 있었다.

오른쪽 옆 시동버튼을 눌렀지만,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모델다운 높은 정숙성은 마치 시동이 걸리지 않은 듯한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어딘가 어색한 엔진음이 실내에 울려 퍼진다.

드라이버 모드에서 엑셀에 발을 얹자 전동 자동차가 나가는 듯 '스르륵' 미끄러지는 착각을 일으킨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서다·가다를 반복하는 정체구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특히 이번 K7h에 장착된 고전압 배터리의 경우 기존과 동일한 중량을 유지하면서도 용량을 약 23% 개선해 6.5Ah(기존 5.3Ah)로 향상시켜 모터로만 주행하는 EV모드 주행거리를 한층 늘렸다.

고효율 연비달성에 크게 기여하는 EV모드는 가솔린이나 디젤엔진과 달리 주행을 위한 엔진 구동과정이 없어 하이브리드 특유의 조용하고 쾌적한 주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여기 더해 동급 가솔린 모델에서는 구현이 불가한 하이브리드만의 차별화된 강점인 '능동부밍제어'를 새롭게 적용했다.

능동부밍제어는 실주행 사용빈도가 높은 저 rpm대에서 발생하는 엔진 진동·소음을 모터 '역(逆) 방향' 구동을 통해 상쇄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탑승자가 보다 정숙하고 편안한 주행감성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노력 덕인지 K7h는 일반 고속주행에서 외부 및 노면 소음이 많이 줄었다. 다만 하이브리드 모델 특성 탓인지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속도에서 급가속 시 엔진음이 생각보다 큰 편이다.
 
도로 곳곳에서 경사 주행 및 코너링 테스트를 실시해봤다. 생각보다 매끄러운 주행, 코너링에서도 기존의 가벼운 느낌이 많이 줄어 쏠림이나 차체 안정성에서 손색이 없다. 여기에 정교하고 매끄러운 핸들링 성능을 확보하고, 브레이크 디스크와 부스터 크기를 키워 제동 정확성도 더욱 향상됐다.

고속 차선 변경에도 쏠림현상이 제한적일 만큼 차체 흔들림도 없는 편이다. 끼어드는 차량만 아니면 속도를 더 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높은 안정감이 돋보인다.

약 90㎞의 주행을 마친 후 확인한 실연비는 14.5㎞/ℓ. 공인연비인 16.2㎞/ℓ(17인치 타이어 기준)에 못 미치는 수치지만, 잦은 급가감속 주행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연료 효율성이 높은 편이다.

국내외 브랜드들이 혈전을 벌이는 국내 중형·준대형 세단시장에서 '하이브리드'라는 차별화된 K7h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한편, 올 뉴 K7 하이브리드 판매가격(개별소비세 감면 후 기준)은 프레스티지 3575만원, 노블레스 38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