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6.11.29 17:34:33
[프라임경제] 내년 동등결합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과 케이블방송사업자 간 결합(동등결합)상품 등장을 앞둔 가운데 SK텔레콤의 결합상품 재판매에 대한 정부 규제 필요성을 놓고 논란이 번진다.
이와 관련해 29일 유료방송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규제정책 개선방안 정책 세미나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유료방송발전방안'을 발표하며 동등결합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이상식 계명대학교 교수는 관련 발제에서 '결합상품 관련 내용에 문제가 있으며 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개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특정사업자에 편향된 주장이라며, 이들 주장에 문제가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SK텔레콤 이용자가 낸 돈, SK브로드밴드 마케팅에 쓰여"
이 교수의 말을 빌리면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과 IPTV 서비스를 각각 재판매·위탁판매하면서 자사 이용자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위탁판매 상품인 IPTV에 대해 SK텔레콤의 모바일과 유선 재판매 상품과의 결합을 조건으로 SK텔레콤 상품의 월정액 요금을 할인하는데, 이는 SK텔레콤 매출과 무관한 SK브로드밴드 IPTV판매에 투입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투입 비용은 SK텔레콤의 모바일 및 유선 가입자가 납부한 이용요금에서 발생된 것으로, 결국 SK브로드밴드의 IPTV가입자 모집 비용에 전가된다는 분석이다.
◆"이동통신 지배력, 인터넷·방송시장에도 전이"
이 교수는 동등결합을 비롯한 결합상품 판매에서 지배적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전이, 계열사 부당지원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미래부는 공정경쟁 저해성을 규제할 수 있는 내용으로 동등결합판매에 대한 금지행위와 유형을 세분화·구체화해 지금보다 활성화될 여건을 마련했지만 실제로 시장 지배력 전이나 계열사 부당지원을 통한 불공정 행위 규제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법에서도 경쟁 제한성을 심의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방송 통신시장 심의 기관인 방통위는 공정경쟁관련 위법행위를 심의하지 않았다"며 "공정위에서도 법적 기반이 있음에도 이와 관련해 개입한 바 없다"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박추환 영남대학교 교수는 "이동통신 지배적 사업자(SK텔레콤)는 자회사 초고속 인터넷을 결합 재판매해 이동시장의 지배력을 유선시장으로 전이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 더해 "SK텔레콤은 이와 관련된 규제 공백을 이용해 자회사의 가입자수, 영업이익 등 이익을 만들어내는 등 지배력을 전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발제문에 LGU+ 직원 개입 의혹…SKT "특정 기업 편향된 주장" 일침
이런 와중에 이번 한국언론학회 세미나에 앞서 관련 업계에서는 '특정 업제 편향' 논란이 일었다.
SK텔레콤은 자료 배포를 통해 “이번 세미나는 발제자의 주장이나 패널 구성 등 전반적인 성격이 특정 사업자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며, 사실관계를 심각히 호도한 악의적인 주장으로 SK텔레콤의 이미지를 심각히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SK텔레콤이 재판매와 위탁판매로 경쟁을 왜곡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이는 오히려 경쟁 사업자가 SK텔레콤의 성장을 가로막으려는 의도라고 일축했다.
또 재판매 및 위탁판매 규제 주장은 정부 정책방향에도 역행하며, 현행법상 재판매와 위탁판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의 형태라고 언급했다.
특히 재판매는 진입장벽을 제거, 서비스 기반 경쟁 활성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고 다수 사업자의 다양한 결합서비스 출시를 유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서비스 경쟁에 따른 요금인하, 다양한 통신서비스 출시로 소비자 선택권이 강화된다고 봤다.

이날 세미나 사회를 맡은 한진만 강원대학교 교수는 "특정이익이 아닌 유료방송시장이 윈윈할 수 있도록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개최했다"며 "학회가 대리전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결코 통신사를 대변하고 있지 않으며, 학회가 중립적으로 객관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코자 한 것"이라고 제언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가 작성한 발제문으로 발표를 했다는 의혹을 받은 박추환 교수는 "LG유플러스로부터 예전부터 통계 데이터를 받았는데, 이번에도 기본 데이터 받았다"며 "데이터를 받아 제 생각대로 작성했는데, 혼선이 있었다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