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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최서남단 흑산도에서 타오른 300개의 '시국 촛불'

나광운 기자 기자  2016.11.27 13: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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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국정농단에 분노하는 촛불이 타오른 5차 촛불집회에 전국에서 190만명이 모여 정권 퇴진을 외친 가운데 국토 최서남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도의 작은 섬에서도 주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지난 26일 흑산 예리 광장에는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바람이 심하게 부는 최악의 기상여건에도 흑산 주민 300여 명이 작은 섬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는 우리도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증명하는 시국선언과 함께 촛불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박근혜 퇴진을 위한 흑산도 운동 본부(위원장 이영일)가 추진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상상을 넘어서는 놀라운 현장과 함께 주민들이 떡과 커피 등 간식을 십시일반 후원하는 힘을 보여주는 가운데 겨울비 속에 치러졌다.

행사 진행 중 자유발언에 나선 흑산 중학교 3학년 고은비 양은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며 "고집과 반성을 모르는 대통령은 초등학생보다 못하는 사람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SNS를 보니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느냐'고 했다던데 정말 모르겠으면 검찰 조사를 받아 알아보세요"라고 말해 현장에 참여한 주민들의 박수를 받는가 하면 고은비 학생의 발언이 SNS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자원봉사를 자청한 주민 A 씨는 "당초 4명의 주민이 모여 일주일 만에 준비를 하고 시작한 오늘 집회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치러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초와 간식 등 한 분 한 분의 도움과 재능기부로 마무리하게 되어 두발 쭉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경기도 양주에서 관광을 와 숙소에 있다가 나왔다는 한 관광객은 자유발언을 통해 "이렇게 작은 섬에서 이런 행사를 접하니 큰 행운이고 놀랍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오기와 고집을 이겨내는 국민의 분노와 오기로 끝까지 온 국민과 함께 힘을 보태고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성토했다.

이날 행사를 추진한 이영일 위원장은 "비록 대한민국의 끝자락에 2000여명의 적은 주민이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는 작은 섬이지만 오늘 이 자리에 모여 한분 한분이 밝힌 촛불이 거친바다를 건너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