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정부와 국회는 담배 밀수와 불법담배 유통에 따른 탈세를 막고자 유통경로 추적이 가능한 '담뱃갑 디지털 보안필증 부착 의무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비용이 발생함에 따라 담뱃값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과 디지털 보안필증이 사실상 가격인상 요인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는 디지털 보안필증 부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대표발의 박명재 의원)을 심의했으나 세부사항과 시행 방안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법안 통과를 다음 소위로 미뤘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디지털 보안필증은 홀로그램 형태로 담뱃갑에 부착되는 스티커다. 업계는 설비투자비 약 300억원을 포함, 연간 400억~50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담배 한 갑당 100~150원이 인상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흡연자들도 나서 "지난해 2000원이나 올랐는데 또? 결국 흡연자들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국가재정 손실, 국민에게 책임 전가하는 꼴"
국내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대표 이연익) 측은 "디지털 보안필증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담배 소비자인 흡연자들에게 부착 비용을 전가한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탈세 방지 목적에 맞게 정부가 관련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담뱃세 인상으로 매년 수조원씩 더 걷히는 세금과 부담금에서 충당하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담배제조사들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다. 섣부른 법제화 시 향후 국제기준이 마련되면 불필요한 행정비용만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담배제조사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해 대대적인 인상에 연이어 국민의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가재정 손실을 막고자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이 시행될지조차 정해지지 않았고, 만일 통과되더라도 소비자의 부담으로 작용할지는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지켜볼 일"이라고 조심스런 시각을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오는 2018년 초 담뱃값이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 논의 중… 흡연자 부담 없을 것"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연간 탈세액은 최소 700억원에서 최대 2100억원으로 국가재정에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외국계 담배사들이 2000억원대의 탈세를 벌였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또 수출용 담배의 국내 밀수 적발 건수는 2014년 6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담뱃값이 인상된 이후 24건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21건이 적발, 30억원·60억원대 등 대규모 담배밀수 조직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포항남·울릉)은 "불량·불법담배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 재정손실을 막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라며 "소비자나 판매자의 비용부담은 전혀 없는데 일부 담배제조업계에서 비용부담을 피하고자 악의적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현재 국회 소위에서 논의 중이나 담배제조업계에서 주장하는 갑당 제조원가 150원 인상이 아닌 5~10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여기 더해 "제조원가 인상요인이 없었음에도 담배제조사들은 지난 2014년경 제조원가를 710원가량에서 760원 수준으로 약 50원을 이미 인상한 바 있다"며 "불법담배 근절을 위한 원가 인상 10원도 감수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일부 인상한 업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인상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인상요건이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가격을 동결해온 업체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식별표시 방식이나 시스템의 구체적인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시행시기는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최소 2년 이상 시행 준비기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담배유통추적관리시스템 구축 시 연간 32억원, 5년 동안 약 159억원의 정부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