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5세대 모델(2011년)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대한민국 준대형 세단 자부심' 신형 그랜저(이하 그랜저IG)'가 22일 공식 출시 행사를 통해 위용을 드러냈다.
사전계약 시작 영업일 기준 14일 만에 2만7000여대 계약대수를 기록한 그랜저IG는 첫날 계약 1만5973대로 2009년 YF쏘나타(1만827대)를 제치고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그랜저IG의 내년 국내 판매 목표는 10만대. 국내 준대형 시장은 월 1만대 수준이지만, 그랜저 신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준대형 시장도 함께 커왔으며, 30~40대 젊은층 유입도 늘어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현대차의 확신이다.
그러나 초고장력강판 비율과 글로벌 시장 목표 비공개라는 현대차의 방침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두 가지 문제를 짚어봤다.
◆AHSS 비율 "잡음 없애라" 특명
현대차는 2세대 제네시스(2013년) 이후 출시되는 모든 신차종에 대해 초고장력강판(AHSS·인장강도 60kg/㎟급 이상)을 통한 '차체 강성 향상'을 어필했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초고장력강판 비율 51.5%'를 내세운 마케팅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랜저IG 바로 직전 출시된 i30 역시 초고장력강판을 기존(27%) 대비 2배 가까운 53.5%로 확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그랜저IG에 대해서는 차체 강성 향상과 관련해 "평균 강도를 기존 대비 34% 끌어올렸다"고만 설명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정확한 초고장력강판 비율에 대해 "초고장력강판이 이전보다 확대 적용되긴 했지만, 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아 굳이 공개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초고장력강판'이라 불리는 AHSS(Advanced High Strength Steel)은 물체를 양쪽에서 잡아 당겨 끊어지는 순간 가해진 힘세기인 '인장강도'가 590MPa급 이상의 철판을 의미한다. 이후 개발된 △780MPa △980MPa △1180MPa △1470MPa급 강판 모두 같은 AHSS 범주에 들어가 공통적으로 '초고장력강판'이라고 칭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서 현대차 초고장력강판 기준이 국제 기준과 부합하지 않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여기에 세계철강협회(World Auto Steel)는 지난 4월 초고장력강판 'UHSS(Ultra High Strength Steel)'에 대해 780MPa를 가이드라인대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전까지의 초고장력강판은 600MPa 수준을 만족시키는 AHSS이었지만, 세계철강협회에 의해 요구 기준이 한 단계 향상된 것이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마다 초고장력강판 기준이 달라 이를 두고 초고장력강판 여부를 따지기엔 무리가 있다"며 "때문에 현대차도 굳이 논란을 만들 필요가 없는 만큼, 구태여 이전처럼 정확한 수치를 언급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효과? 글로벌 판매 검토 중
현대차는 초고장력강판 외에도 향후 그랜저IG의 글로벌 시장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출 계획에 대해 "연말에 공식 출시된 만큼, 내년부터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론칭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판매 목표 수치 역시 아직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그동안 현대차가 보여준 모습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그랜저IG와 비슷한 시기에 국내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2013년 11월)의 경우 당시 △국내 3만2000대 △해외 3만대 총 6만2000대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제45대 대통령 당선인인 트럼프 전략에 따라 향후 글로벌 판매가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수출 물량도 올해 1~3분기까지 약 23만3500대에 이르며, 이는 현대차 미국 판매(58만8000대) 39.7%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실제 보호무역을 외치고 있는 트럼프 취임 즉시 자동차 업종 FTA 재협상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관세 조정으로 인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여기에 트럼프가 미국 자동차 빅3(GM·포드·크라이슬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경우 현지생산 차량 판매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랜저IG는 5세대 모델 이후 5년 만에 재탄생한 만큼 이를 바라보는 기대감도 만만치 않은 상황. 과연 그랜저IG가 이런 잡음을 이기고 '현대차 고유 철학과 혁신을 통해 시대를 앞서가는 프리미엄 세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