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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기업분할…오리온·매일유업 합류

경영 효율성 제고 vs 기업 리스크 회피 방안

추민선 기자 기자  2016.11.23 10: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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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 등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분할 결정이 이어지고 있다. 경영 효율성 제고와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일각에서는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를 꾀하고자 기업분할과 지주사 전환이 활용되는 것을 억제하려는 논의가 역설적으로 기업분할 결정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리온(001800)과 매일유업(005990)은 전날 각각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

오리온은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으로 기업분할(인적분할)을 공시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6월1일이다. 분할 비율은 오리온홀딩스 34.2%, 오리온 65.8%다. 오리온홀딩스(존속법인)는 지주회사로 17개의 비제과회사를 가지며 오리온(신설법인)은 △한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제과 사업을 영위(15개 제과회사)하게 된다.

본사 사옥 등 주요 부동산(약 1570억원)은 오리온홀딩스에 귀속된다. 분할 후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대주주 지분율은 각각 28.5% 정도다. 분할 후 양사간의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대주주의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은 약 55% 수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오리온홀딩스의 오리온 지분율은 약 12.1%지만, 주식 교환이 이뤄진다면 지분율은 약 40% 정도까지 오르게 된다.

주요 음식료업체인 △CJ제일제당(097950) △대상(001680) △농심(004370) △하이트진로(000080) △샘표식품(248170) △크라운제과(005740) 등은  △투자의 효율성 △핵심사업 집중 △책임 경영 강화 △경영권 안정 등의 이유를 들어 이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오리온은 분할 후 제과사업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제과 시장 직접 투자 확대, 제과사업의 경영 전문성 향상, 신속 이사 결정, 책임 경영에서 강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계속해서 "오리온은 신규 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축소된다. 오리온홀딩스 역시 신규 비즈니스에 전념할 수 있어 신규 사업 추진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일유업도 지주회사 부문과 유가공 사업 부문으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매일유업은 존속회사인 매일홀딩스와 신설회사인 매일유업으로 분할하며, 매일홀딩스에 자사주가 배정되기로 함에 따라 신설되는 매일유업의 분할 신주 7.2%를 확보하게 된다.

두 회사는 분할취지를 경영 효율성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009540)은 지난 15일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조선·해양·엔진 등 선박 건조와 직접 관련 있는 사업을 묶고, 나머지 비조선 사업 부문을 각각 떼어 총 6개의 독립회사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크라운제과는 지난달 21일 식품제조·판매를 담당하는 식품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존속회사이자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와 식품제조와 판매사업을 맡는 신설회사(크라운제과)로 나눈다고 공시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3월1일이다.

이외에도 △경동가스(012320) △AP시스템(054620) △유비쿼스(078070) △일동제약(249420) △한솔PNS(010420) 등도 올해 들어 인적 분할을 결정했거나 분할한 회사들이다.

이밖에 삼성SDS(018260)는 물류사업 분할 계획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삼성전자(005930)도 지난달 미국계 헤지펀드 주주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로부터 분할 요구를 받은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안이 연이어 발의된 게 최근 기업분할을 확산시키는 요인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기업 분할 전부터 보유하던 자사주를 강제 처분하게 하거나 신주 배정을 금지하게 하는 등 인적분할시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확대하던 관행을 뜯어고치려는 법안이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외 10인은 지주회사 설립목적의 인적분할 시 자기주식 처분을 강제하는 상법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자기주식에 대해 분할신주를 배정하는 것에 양도소득세를 적용하는 법인세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더불어 상증세법과 공정거래법 관련 개정안 역시 위원회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회사가 두 개로 분할할 경우 사실상 의결권이 부활해 회사 돈으로 지배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한다는 문제의식을 토대 삼은 법안이다.

다시 말해 인적분할을 하면서 원래 회사의 재원으로 사들인 자사주를 지주사에 배정해 신주를 받는 방식을 내세워 기존 주주의 지배력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정안들이 통과될지는 미지수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회피하는 방안을 선호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통상적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 사업회사 인적 분할 시 자사주를 지주회사에 배정함으로써 자사주 만큼의 지배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해놓는 동향을 감안할 때 지주회사로 전환할 니즈가 있는 회사들의 지주회사 전환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