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명 프리미엄 소주 '증류식 소주'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난 때는 증류식 소주시장을 이끄는 '화요'가 흑자로 돌아선 지난해 말. 올해 들어 주류업계의 영향력 있는 업체들이 후발주자로 속속 뛰어들면서 기존 판도에 균열이 감지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류식 소주시장은 지난해 기준 연 7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며 올해는 1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류식 소주가 국내 전체 소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나 다른 주종들이 주춤한 가운데 꾸준히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만큼 주류업체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쏟아내고 리뉴얼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증류식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을 탄 일반 희석식 소주와 달리 쌀, 옥수수, 고구마 등 곡물을 발효·숙성시켜 만든다. 비교적 도수가 높은 편이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증류식 소주의 유통망은 호텔, 고급한정식 등을 기반으로 최근 들어 선술집 등 젊은 층이 주 고객인 업소까지 확대되고 있다.
◆'양대산맥' 화요 vs 일품진로
국내 증류식 소주시장은 지난 2005년 출시한 광주요의 화요와 하이트진로가 2006년 선보인 '일품진로' 이 두 제품이 10년 가까이 양분해왔다.

도자기 제조업체 광주요가 지하 150m 암반수와 이천 쌀을 33~45도 저온에서 증류해 만든 화요는 지난해 전체 매출 105억원을 올리며 증류식 소주업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월 출시된 '화요 53'의 판매량은 출시 1년 만에 3500병, 매출 3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전년대비 168% 증가, 44만병이 팔리며 승승장구 중인 일품진로는 누적 판매량 기준 200만병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2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년 동기간 대비 판매량이 114% 증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류업계가 전반적으로 도수를 낮추는 등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각 사가 준비하는 것처럼 하이트진로 역시 다양한 연구·개발 중"이라며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일품진로는 양조 전문가들이 순쌀 증류원액을 참나무 목통에서 10년 이상 숙성시킨 소주며, 알코올 도수 23도에서 3년 전 제품을 리뉴얼하면서 25도로 높였다.
◆후발업체의 '반란' 매력포인트는?
지방 소주업체 금복주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제왕'을 출시하며 광주요와 하이트진로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초 대중화를 위해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리뉴얼 제품을 내놨는데, 한 달 만에 1만2000병이 판매됐다.
지난 5월에는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이하 롯데주류)가 25도짜리 증류식 소주 '대장부'를 선보이며 경쟁에 가세했다.
특히 지난 9월 부산지역에서 한정 판매해온 대장부 21을 이달부터 수도권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대장부 21은 기존의 병을 도자기에서 공용 소주병으로 교체하며 알코올 도수와 함께 가격을 대폭 낮춘 제품이다. 대장부 21의 출고가는 1600원으로 기존 8250원보다 무려 5배 이상 저렴하다.
이뿐 아니라 배혜정도가와 국순당 등 전통주 생산업체들도 각각 '로아' '려' 증류식 소주 신제품을 내놓으며 출사표를 던졌다.
로아는 쌀과 배를 사용해 만든 증류주로 19도다. 서양의 슈냅스(곡물이나 사과 같은 과일을 발효시킨 뒤 증류한 가향 증류주)를 차용해 술을 개발했다.
국순당이 지난 8월 선보인 고구마 증류주 려는 국순당과 경기 여주시 고구마 농가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국순당 여주명가'가 개발했으며, 고구마 향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이다.
화요와 일품진로, 대장부, 려는 기본적으로 25도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이외 대장부 21도, 화요 17·41·53도, 려 40도로 세분화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양조 허가가 난 술 중 가장 알코올 도수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술빚는 전가네의 '육십일도'는 두 번의 증류를 통해 61도까지 높였다. 육십일도는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61세 환갑을 축하하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이 찾는 비결은 증류식 소주가 지닌 탁월한 맛에 있다"며 "곡물 발효 원액을 맛볼 수 있어 뒷맛이 깔끔하고 알코올 도수는 높지만, 오히려 숙취는 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일반 희석식 소주의 저도 경쟁에 과일맛 리큐르까지 등장하면서 되레 정통 소주 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