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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어디까지 왔나

서산공장 확장·다임러-벤츠 그룹과 대규모 계약…해외 거점 투자 어디?

전혜인 기자 기자  2016.11.21 17: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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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충남 서산의 배터리 공장 단지에 최대 3GWh의 배터리 생산설비 수용이 가능한 제2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 시장 대신 국내 설비를 다지겠다는 계획이지만, 신사업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연 전기차 4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서산 제1공장의 3개 라인에 더해, 이번에 확장하게 되는 제2공장 역시 4만㎡ 규모로 1공장과 비슷한 규모지만 설비 생산성 및 공간 활용도를 개선해 생산능력을 3배 이상 증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018년까지 공장을 짓고 우선 800㎿h(전기차 3만대 수준) 생산라인을 구축해, 신규 생산되는 배터리는 다임러-벤츠에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다임러-벤츠 그룹과 내년부터 출시되는 벤츠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정확한 계약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특정 자동차 모델에 한정되지 않고 다임러-벤츠 내 다양한 모델에 공급되는 대규모 계약이라는 것이 SK이노베이션 관계자 측 설명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중에 국내 공장을 확장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사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올 초까지만 해도 현지 공장 설립에 열을 올렸다.

지난 4월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CEO 간담회에서 "중국에서 배터리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연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다소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섣불리 현지화를 했다가는 다른 업체들처럼 인증 이슈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이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 이후 현재까지 5차 인증에 대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인증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불이익에 대해 언급된 바는 없으나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향후 보조금 지급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로 인증받지 않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을 꺼리면서 실질적인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따라서 4차 인증에 떨어졌던 배터리 업체들은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5차 인증을 준비했으나 중국 정부가 이번달에도 마감 공고를 내지 않으면서 인증 절차는 결국 내년으로 넘어가게 될 전망이다. 다음 달에 공고를 낸다고 해도 인증 과정에서 최소 1~2개월이 소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현지에 지난 2014년 북경기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배터리 팩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서산공장에서 만들어진 배터리 셀을 조립만 하는 공장이라 배터리 공장으로 인정받지 못해 인증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채로 중국 정부의 향후 인증 절차에 따라 유연하게 중국 진출을 결정하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인증 절차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또 앞으로의 정책 동향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사업계획을 잡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용이 큰 사업인 만큼 여러 각도에서 따져보고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지사업에 있어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사업계획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도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1인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지만 배터리 사업에서는 LG화학과 삼성SDI의 뒤를 이어 막내나 다름없다.

이미 중국은 물론이고 폴란드·헝가리 등 유럽에까지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두 기업에 비해 SK이노베이션이 지나치게 안정 위주의 태도를 취하다가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상반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2조원이 넘는 막대한 수익을 챙긴 것에 비해 투자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며 "LG화학·삼성SDI가 적자에도 중국·유럽 등으로 설비를 확장하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