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기자 기자 2016.11.18 19:36:21

[프라임경제] 한국전력(한전) 배전공사 협력업체 입찰과정에 대한 면밀한 감사와 제도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비리온상으로 지목된 '페이퍼컴퍼니'들이 2년마다 실시되는 한전의 협력업체가 되기 위해 온갖 불법을 동원하지만 한전의 허술한 규정은 이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국정감사(국감) 등 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정 더불어민주당(경기 파주을)이 지적한 '한전의 협력업체 중 약 20%가 페이퍼컴퍼니'라는 질타는 '사후약방문' 조차 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입찰 투명과 개혁'에 대한 한전의 실질적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
최근 한전 광주·전남지역본부 화순지부의 입찰의 경우 명백한 불법 의혹이 드러났다.
그러나 한전은 "계약이 끝났다면 사실조회 후 대응하겠다. 다만 계약과정(적격심사)이라 무슨 말을 못 하겠다"는 등의 안일한 대응만을 하고 있어 국가공기업의 자격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한전광주전남지역본부는 지난 10월, 2017년도 배전공사 협력회사 입찰을 공고했다. 공사명은 '2017년도 광주전남지역본부 화순지사 고압B 공사'.
추정 도급액은 46억1600만원. 공사 기간은 2017년 1월1일부터 2018년 12월31일까지며, 공사 지역은 화순지사 관할지역으로 적시됐다.
이후 지난 11월4일 A업체가 부찰됐고 현재 적격심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5일 한 통의 진정서가 한국전력광주전남지역본부에 접수됐다. A업체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광주전남지역본부 화순지사 고압B 공사'를 낙찰받아 불법적인 하청공사를 계약했다는 내용이다.
진정서에는 입찰을 받기 위해 자격증을 대여한 무정전정공 4명의 실명과 A업체와 하도급을 진행하기로 한 B업체 간의 약정서도 첨부됐다.
약정서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이들은 A체를 '갑', B업체를 '을'로 정하고 '을은 갑의 고압단가 적격자격이 될 수 있도록 무정정공 4명을 2013년 9월1일부터 2014년 11월31일까지 갑에게 제공한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또 '을은 갑에게 제공한 무정전정공 4명의 급여 및 제반경비(4대보험료(개인분 회사분 포함))일체를 부담한다'는 것도 명시했다.
여기 더해 '한전단가 계약이 없을 시 무정전전공 4명의 월급여액 총액에 25개월분을 합산해 지급한다'라는 보험성 조건도 포함됐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들은 스스로 불법을 자행하면서도 '기타 약정 사항은 민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도 적시해 비웃음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러난 한전의 대응은 충격적이다. 비리와 불법을 언론이 취재하는데도 현행법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는 것.
더욱 한심한 것은 지난달 5일 박정 의원이 제기한 '페이퍼컴퍼니' 개선책에 대해서도 "박정 의원에게도 건의했다. 국회가 더 강력한 제재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대응을 해 자정능력 상실을 고백했다.
한전 본사 홍보팀 관계자는 "공사업체에게 전공을 상시 보유토록 하는 것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1조1항에서 정한 입찰참가자격 제한사항을 위반하게 되므로 시행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국감당시 박정 의원이 지적한 후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근본대책으로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1조1항의 제한사항을 강화해야 한다는 건의를 들었다" 며 현행법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한전은 본사와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들은 기자가 제시한 "'을'은 '갑'이 한전에 낙찰을 받으면 85%에 하도급을 받는 조건으로 불법위장 취업한 무정전정공 4명의 기본급과 보험료를 매달 '갑'의 통장으로 입금시켰다"는 명백한 증거에는 말을 아꼈다.
한편 박정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2015~2016년 사이 추정 도급액 1조8000억원 규모의 한전 배전공사 시공업체 5개중 1개꼴로 '업체의 주소 또는 전화번호가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전체 시공업체 중 20%가량이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박 의원은 "한전은 2017년도 업체 선정을 앞두고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지만, 실무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현행 제도가 크게 잘못이 없다는 전제하에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