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부동산 신탁회사의 손길을 거쳐 서울의 랜드마크 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신탁사가 참여의사를 밝히며 8부 능선을 넘은 것.
오는 19일 총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여의도 시점아파트 신탁재건축 정비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11일 업무혐약 체결 대상 예비산탁사 사업제안 입찰 결과, 국내 신탁회사 중 규모가 가장 큰 한국자산신탁이 사업참여 의향서와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롯데건설·SK건설·포스코건설·한화건설 등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7개 건설사가 신탁방식 재건축에 참여의향을 보여 신탁방식 재건축에 의구심을 갖던 소유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신탁방식'…재건축 해결사 될까?
'신탁방식 재건축'의 시작은 지난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개정·시행으로 신탁사가 재건축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다.
당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공공지원의 역할을 하는 신탁사를 통해 재건축 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고, 국회 역시 이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적극 지원했다.

'신탁방식 재건축'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사업추진이다. 일반 재건축사업과 달리 조합을 설립하지 않고 신탁사가 사업을 위탁 받아 진행하는 만큼 사업기간을 최소 1년에서 3년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 추진이 더딘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신탁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 서울시 용산구 '한성아파트'는 최근 신탁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해 재건축에 탄력을 붙이고 있으며, 한성아파트 도지등소유자들은 지난 9월 말 코리아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용산구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사업추진 속도가 빠른 신탁방식 재건축의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시키기 위해 신탁사 선정을 더욱 서울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18년부터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 때문이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초합이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 1억1000만원이 초과되면 무조건 가구당 2000만원은 기본이고, 1억1000만원을 초과하는 개발이익의 50%를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제도다.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2006년 도입됐지만 부동산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3년 유예가 시작돼 2017년 말까지 한 차례 연장된 상태다.
◆'초과이익환수제' 피하려면 서둘러야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가 끝나 사업 이익에 대한 세금을 물게 되면 토지등소유자의 수익은 크게 감소할 수 있다. 분담금의 규모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까지 예상된다.
분양가가 높은 재건축 단지일수록 커지는 구조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한 개발이익을 세대당 1억원을 가정할 경우 약 1600억원을 부담해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과이익환수를 피하려면 2017년 말까지 관리처분 신청을 해야 한다. 재건축 사업장이 기존의 조합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시공사 선정,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총회, 관리처분 인가 등 남은 절차를 모두 완료해 2017년까지 마무리 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여의도 시범아파트처럼 구역지정이 돼 있는 재건축 단지의 경우 관련법 상 절차가 간편한 신탁방식으로 추진한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여의도 시점아파트 신탁방식 재건축을 위한 정비사업추진위원회(가칭)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여의도중학교 대강당에서 '시범아파트 재건축 예비신탁사 선정을 위한 토지등소유자 총회'를 개최한다.
총회에서는 입찰에 참여한 신탁사의 조건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업무협약 체결을 위한 예비신탁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기존에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토지등소유자도 현장에서 소유자임을 확인하고 서면동의서를 제출할 수 있다.
한편,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전체 1790가구, 24개 동 규모의 메머드급 단지다. 서울에서 1000가구 이상 대규모 아파트로는 최초의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1971년 준공 후 40년이 넘은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신탁방식 재건축을 말 그대로 시범적으로 추진한다면 그동안 재개발, 재건축은 물론 사회 저변에 물들어 있는 어둡고 불투명한 민낯을 씻어내고 밝고 예측 가능한 새 시대를 여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