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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박근혜, 계엄령 그리고 '하드보일드'

추민선 기자 기자  2016.11.18 15: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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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문명의 세계를 속임수로 보고 인간의 비극적인 모습을 간결한 문체로 묘사한 20세기 대표작가입니다.

헤밍웨이는 하드보일드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도 유명한데요. 하드보일드란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전의(轉義)해 '비정·냉혹'이란 뜻의 문학 용어가 됐습니다.

1930년대 미국소설의 한 경향으로 자리 잡은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의 문체인 하드보일드는 논평이나 설명 등의 전통적인 서사 관례들을 없애고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감정이 없는 냉혹한 시선으로 또는, 도덕적인 판단을 배제한 시점에서 묘사한 문학을 말하죠.

실제 기자출신 헤밍웨이의 문체는 단순, 간결한 것으로 유명하죠. 그는 "난 글을 쓰는 내내 어느 정도에서 그치려고 애썼고 그건 엄격하고 유용한 규칙이 됐다"고 말했죠.

헤밍웨이가 추구했던 하드보일드 문체는 사건을 냉정하고 극적으로 부각시키는 데 유효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 집회와 시위로 불안한 정치적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드보일드가 내포하는 의미는 더욱 와 닿는데요.

18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과 싸우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라며 "최종적으로 계엄령 준비까지 하고 있다는 정보도 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계엄이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 그 지역 내의 행정권 또는 사법권을 군의 권력 하로 이관하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제도입니다.

아직 계엄의 발효에 대해선 확신할 수는 없으나, 박 대통령의 하야 집회가 계엄 이슈로 인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언급했습니다만,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했죠. "난 글을 쓰는 내내 어느 정도에서 그치려고 했다."

불필요한 수식과 설명은 오히려 독자에게 불필요한 혼란만을 가중시킵니다. 지금 국민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간결·명료하며 냉철한 판단을 원하고 있습니다.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뜻인 하드보일드. 이 단어가 지닌 함축적 의미를 청와대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