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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CEO 말년 비극사' 재현되나

권오준 회장 업적 '계열사 구조조정'… 靑 영향력 작용?

전혜인 기자 기자  2016.11.16 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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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재계 6위의 대기업 포스코가 현 정권 들어 벌써 두 번째 검찰 수사망에 걸렸다. 부진을 딛고 4년 만에 1조원 클럽에 재진입한 포스코가 때 이른 정권 리스크로 또다시 암초에 부딪힌 셈이다.

이명박 정권 시절 임명됐다가 박근혜 정권 출범 직후 스스로 사퇴한 정준양 전임 회장은 지난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현재 재판을 받는 중이다. 뒤를 이은 권오준 회장은 이번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 사건과 연루돼 대기업 CEO 중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권 회장은 포스코 광고계열사 포레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각종 이권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는 광고감독 차은택씨와 엮였다. 포레카를 넘겨받았던 중소광고사로부터 강탈하려고 시도하는데 직·간접적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지난 11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권 회장이 지난 2014년 회장직으로 선임되는 와중에 현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고 그 이유로 청와대 및 비선실세들의 여러 요구에 협력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짙다. 현재 재판 중인 정 전 회장의 사임에도 현 정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일부에서는 다른 대기업들과는 달리 '주인 없는' 기업인 포스코가 정권이 바뀌거나 지각변동이 생길 때마다 방패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금 출연 및 박 대통령과의 독대 회담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다른 대기업 CEO들이 소환되기 전 권 회장이 '총알받이'처럼 포토라인에 섰던 상황과도 맥이 닿았다는 것.

포스코는 지난 1968년 4월 국영기업으로 출발해 2000년 정부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민영화됐다. 그러나 포스코의 현재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여전히 정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굳이 정준양-권오준 회장으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포스코는 계속해서 정권이 교체되면 CEO와 이사진들이 전면적으로 교체되는 모습을 보여 '포스코 회장 평균수명은 5년'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선제적 구조조정 성적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연임을 준비하던 권 회장은 때 아닌 정권 이슈에 발목이 잡혀 포스코의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됐다.

포스코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조343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당당히 재가입했다. 주력사업인 철강부문에서의 실적,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WP(월드프리미어) 제품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아울러 계열사 및 자산에 대한 선제적·고강도 구조조정이 효과를 내고 있었다.

선임 전 포스코기술부문장(사장)이었던 권 회장에 대해 경영 경험 미숙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실적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권 회장이 연임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권 회장의 존재가 오히려 수요사 위축과 해외 정치적 상황 등으로 외부 악재가 겹치는 포스코에 또 다른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해당 혐의에 자회사 포레카 매각 과정에 대한 전말이 부각되면서 권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온 계열사 구조조정 등에 대한 명분이 퇴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 원료 상승 및 국제적 무역시장 경색 등으로 대표적 수출업계인 철강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포스코에 큰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