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NH농협생명·손해보험 방카룰 유예 연장이 수면 위에 떠오르자 방카슈랑스에 대한 보험사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 방카룰 유예가 내년 2월이면 끝나면서, 몇몇 의원이 유예 연장 관련 개정안을 당국에 내놓자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다.
보험 방카룰은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할 때 한 보험사 상품을 전체 25% 이하로 판매하도록 제한한 규제다. 이외에도 점포별 판매 인원도 점포당 2명 이하로 둬야 하며 점포 밖에서 보험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다.
농협은 지난 2012년 경제·신용 사업 분리 당시 농촌지역 내 보험 서비스 확대를 위해 5년간 규제를 유예해주는 특혜를 받았다. 이 결과 양사의 방카슈랑스 비중은 90%에 달한다. 때문에 방카룰을 내년에 적용된다면 경쟁력 위축은 불가피하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농협 방카룰 유예 연장이 안될 경우 농축협 보험판매수수료 4280억원, 당기순이익 2575억원이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특히 농협생명과 손보 관계자는 점포별 판매 인원과 점포 밖 영업 제재에 대해 민감하다. 특정 상품 25% 이상 판매 금지는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지점만 가능한데, 이 조건에 해당되는 지점이 거의 없기 때문.
다만 소규모의 직원이 대출·은행 상품·보험 등 모든 판매를 도맡았기에 2명으로 제한할 경우 영업상 차질이 생긴다는 불만이 나온다.
현재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 등은 9월29일 금융과 접근성이 먼 농민들을 위해서 농·축협 조합 보험 특례를 5년간 연장하는 내용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 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만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개정안이 통과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에 대해 농협손보 관계자는 "우리의 손익 문제를 떠나서 농민들의 편익을 위해 의원들이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일손이 바쁜 농민들을 위해 밖에서 영업해야 하는 등 도시와 다른 환경을 이해해야 한다"고 차분히 말했다.
실제 생명·손해보험협회도 회원사 의견을 종합한 의견서를 당국에 제출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렇듯 인정하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지만 몇몇 보험사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농협이 방카룰 유예로 엄청난 방카 수익을 끌어올렸다"며 "방카룰 적용을 고스란히 받는 몇몇 보험사에서 곱게 볼 리가 없다"고 언급했다.
자연스레 방카룰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방카룰 완화 필요성에 대한 주장을 펼친 전문가도 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방카슈랑스 소비자 편익 평가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방카 관련 판매비중 규제 등으로 소비자가 불편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특정 보험상품이 아무리 수요가 많더라도 판매를 억제해야 하므로 상품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목소리다.
아울러 점포별 최대 2명만이 보험을 판매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 인해 불완전판매와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렇게 농협에 특정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방카룰을 조금 완화해 고객에게 혜택을 더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농협만 계속해 방카룰 유예해주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응대했다.
한편, 이번 농협 방카룰 적용 유예와 관련해 대수롭지 않다는 보험사도 여럿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험사 관계자는 "농협이 방카룰 혜택을 받아도 성장이 더딘 편"이라며 "그다지 큰 타격을 받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둔화한 상황에서 농협 방카룰 유예가 5년 더 연장돼도 당장 성장하기 어렵다"며 "업계에 크게 영향 없을 것으로 보는 보험사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