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기대학교 체육 특기자 입시 전형에서 입학처의 이상한 논리 탓에 합격자가 바뀌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기대 측은 학부모의 이의제기에 대해 자체 회의를 거쳤지만 전형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 배구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1일 경기대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경기대는 지난 1일 논술 우수자, 예능 우수자, 체육 특기자에 대한 합격자를 발표했다. 체육 특기자는 총 33명이며 이 가운데 배구 특기자는 7명이다.
경기대는 면접과 실기테스트를 거치는 타 대학과 달리 경기 성적과 출전 시간으로 특기생을 선발했다. 배구 특기자는 체육과(3명), 사회체육과(2명), 스포츠경영학과(2명) 등 3개 과에서 선발했으며, 체육과와 사회체육과는 선발 인원만 지원해 모두 합격했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경영학과는 6명이 지원해 최근 경기 성적과 함께 출전 시간까지 따져 순위를 결정했다. 6명 중 2명은 경기 성적이 좋지 않았고, 1명은 경기 성적이 좋았지만 선지원대학에 합격해 전형에서 3명이 경쟁을 벌였다.
이들은 동일고교 출신으로 경기실적 점수가 같았고, 팀에서는 주전 공격수와 센터, 리베로 포지션을 맡았다. 매 경기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하는 주전 공격수가 1위로 정해졌고,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센터와 리베로가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경기대는 센터의 손을 들었다.
그러나 이 팀은 한 명의 리베로가 2명의 센터와 교대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돼 리베로의 경기 출전시간이 더 많았다.
전위 센터가 후위로 옮겨 서브를 넣은 뒤 서브권을 잃으면 리베로와 교대하고, 전위 지역으로 이동할 때 벤치에 들어간다. 이 센터와 대각에 위치한 또 다른 센터가 후위로 내려와 서브권을 잃으면 리베로와 교대되는 것.
사실상 센터가 서브를 포함해 3.5자리를 커버한다면, 이 팀 리베로는 5자리(2.5+2.5)를 맡는 셈.
본지가 '2016 천년의빛 영광 전국 남녀중고배구대회' 결승전에서 두 선수의 역할을 확인한 결과, 양팀은 합산 120점을 득점했다. 이때 센터는 73점, 리베로는 103점을 득점하는 동안 코스에 있었다.
준결승전도 마찬가지로, 양팀은 201점을 득점했는데 센터는 113점, 리베로는 166점을 올리는 동안 경기에 투입, 리베로가 훨씬 많이 경기에 출전했다.
그럼에도 경기대 입학처는 재심사 회의까지 거치면서도 자신들만의 황당한 논리를 내세워 배구인들의 비웃음을 자초하고 있다.
경기에 투입된 시간(점수와 비례 가정)이 리베로가 많다는 본지의 지적에 대해 센터 선수는 "리베로 기록지를 제출하지 않아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또 점수가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리베로 기록지를 제출한 리베로는 해당 센터 선수를 비롯한 다른 센터 선수와 교대했기 때문에 리베로는 전 경기를 뛰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경기대는 동일한 경기에 투입되고도 해당 센터와 교대한 리베로는 유령과 교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대는 경기시간을 근거로 선수들의 당락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리베로가 제출한 리베로 기록지를 보고도, 센터가 리베로 기록지를 제출하지 않아 판단 근거가 안된다는 옹색한 논리를 내놨다.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경기대는 해당 센터에게 리베로 기록지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배구 종목의 특성상 센터가 주장일 경우 리베로 기록지를 보고 팀 공헌도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기대 입학처 관계자는 "특기생 전형에서 출전시간을 판단하는데 센터의 경우 메인 기록지에서, 리베로의 경우 리베로 기록지에서 출전 여부를 판단했다"고 응대했다.
이어 "리베로는 일반 선수와 교대하지만, 센터는 결승전 메인 기록지상에서 교대되지 않아 센터의 경기시간이 많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두 개의 기록지는 출전시간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지만, 두 선수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필요는 없다. 양팀합산 득점이 많다고 출전시간이 많다고 볼 수 없다"고 첨언해 배구인들의 비난을 샀다.
리베로 선수의 부모는 "우리팀의 선수 교대 시스템을 알고 있는 배구인들은 모두 우리 아이의 출전시간이 많다고 하는데 경기·리베로 기록지를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공정한 전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