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최순실 사태와 신고립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국내경제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한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국내외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요인이 발생해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불안 요인이 오랫동안 지속하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여 전반적인 성장세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서는 "공약들이 정책으로 실현되면 세계 교역은 물론, 국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지만,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일문일답.
-최순실 사태로 국정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경제 컨트롤타워도 혼선인데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나.
▲국내외 여건이 상당히 어려운 때다. 각부처가 경제정책을 추진하면서 경기안정을 도모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안정을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해서 경기안정을 도모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현재 경제부총리께서 부처 간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정부 각 부처가 일관되게 움직여야 하고 한은도 거기에 대해서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고립주의 표방하고 있다. 우리 수출에 얼마나 타격을 줄 것으로 보는지, 내년 경제 전망에도 수정이 있을지.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사항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등의 공약들이 정치적으로 실현된다면 세계교역은 물론이고 국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리라고 본다. 그렇지만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지 여부도 불확실하고 정책으로 나타난다하더라도 정책의 정도, 강도, 시기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통상정책의 변화가 예상 되지만 구체적인 내용까지 연계될 순 없고 이후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춰나가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감세나 규제완화,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등 경기부양을 도모하는 정책공약도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보면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시 말씀 드리면 미국 통상정책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변화 정도를 예견하긴 곤란하고 지금부터 면밀히 지켜보고 철저히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금리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가계부채의 위험성 커진 것 아닌가.
▲시장금리가 오르고 대출금리로 이어진다면 가계부채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전부터 총량 수준도 그렇고 증가 속도가 빠른 점에 대해서 늘 걱정을 해왔다. 시장금리 상승이 금융기관의 시스템 리스크까지 가는 것은 아니고 사실 국내 가계부채 문제라는 건 취약계층의 문제다. 가계부채 수준이 워낙 높아 소비를 제약하는 부담으로 늘 작용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우려할 바다. 물론 정부도 이 점에 대해서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다른 차원에서 대책을 기관끼리 협의하고 있다.
-미 대선을 앞두고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 취하는 데 실기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장기금리 급등할 경우 한은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가.
▲장단기 시장금리가 큰폭의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고 미 대선 결과 영향도 작용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뿐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이유를 든다면 연말효과도 반영됐다. 시장안정화를 위한 조치는 물론 일반적으로 필요하면 실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수단을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 일차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는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대응이 일반적인 수단이다. 이 외에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고 준비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불안 시에는 적극 대응하겠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다가오면서 한국과 금리 차가 벌어지고 외국인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내외금리 차 변동을 통해서 외국인 채권 투자자들의 자금유출과 환율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내외 금리 차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투자자의 자금사정이나 포트폴리오 조정 등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10월에 큰폭으로 유출된 것은 일부 투자자들이 수익성제고를 위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자금유출로 볼 상황은 아니다. 내외금리 차가 외국인투자자금 유출입에 영향을 주지만 금통위가 이런 측면만 고려해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 해서 한국도 바로 인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선 10년물 금리목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 툴(도구)을 늘렸다. 한은 입장에서 일본 중앙은행의 조치가 고려 대상인지.
▲일본은행은 마이너스금리를 펴왔다가 거기 더해서 장기금리 목표 타겟팅을 실시하고 있다. 당시 일본은행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장기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가면서 금융기관의 수익성이 상당히 악화한 우려가 있었다. 그로 인해 금융중개기능이 저해될 우려도 있었다. 그래서 이런 조치를 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일본의 경우는 통화정책수단, 가용수단이 제약된 상황에서 나온 정책이다.
국내를 보면 물론 통화정책 여력이 그렇게 크다고 할 순 없지만 어쨌든 간에 일본과는 달리 금리정책을 포함해서 통화정책 여력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일본처럼 시장금리를 컨트롤할 만큼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있다. 중앙은행이 장기시장금리를 컨트롤하는 것은 효율성에 대해 의문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그런 것을 고려할 상황이 아니다.
-가계부채 급증 주요인이 저금리라는 얘기가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물론 저금리와 그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공급이 주된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저금리 외에도 2014년에 주택경기를 살리려는 차원에서 금융규제를 완화했다. 그에 따라 주택경기 개선에 따라서 가격상승이 일어나다 보니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쪽으로 작용했다.
한은이 거슬러 올라가면 2012년부터 기준금리를 수차례 인하해왔다. 물론 중앙은행이 금리정책할 때 금융안정 리스크도 보지만 당시 성장모멘텀이 크게 하락함에 따른 거시경제 리스크가 훨씬 컸던 상황이다. 저금리 정책을 펼 당시 거시경제 리스크, 성장 모멘텀 회복 차원에서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고 이해해달라.
-가계부채 폭증을 막기 위해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지.
▲금리 정책이라는 것은 가계부채를 포함한 금융안정 뿐 아니라 거시경제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물론 거시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고 있지만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서는 금융안정에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언급한 적 있다.
금융안정보다는 거시경제 리스크가 워낙 컸기 때문에 완화적인 정책을 펴왔는데 사실상 가계부채 문제는 금융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또 다른 거시건전성 정책 차원에서 대응을 해야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공통된 현상이다. 금리 정책은 아무래도 거시경제 리스크를 보다 우선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금융불안 가능성은 거시건전성 정책을 대응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결론이다.
-미국의 경기부양책 중심이 통화에서 재정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 우리도 통화에서 재정 중심으로 이동해야한다고 보는지.
▲재정정책, 통화정책은 지금처럼 경제 성장의 모멘텀이 약하고 지금 같은 상황에서 필요하지만 늘 얘기하는 것이 구조조정 정책이 같이 가야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 저희들이 경기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완화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는 대단히 완화적이라고 보고 있다. 더 완화적으로 갈 지는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 판단할 일이다.
재정정책도 마찬가지다. 경기 회복을 지원하는 쪽으로 확장적으로 갈 필요가 있다. 정부도 그런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는 것으로 안다. 보호무역주의에 대비해서라도 통화가 완화적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셨는데 실제 보호무역주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갈 지는 시기도 불확실하고 시간도 소요되지 않을까 싶다. 어떤 형태, 어떤 강도로 갈 지 모르기 때문에 그에 대비해서 어떤 액션을 취할 단계는 아니다.
-미 대선 이후 미국이나 한국 시장금리 상승하는 기조가 계속될거란 예측이 나온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격차 크면 안될 듯 한데 완화적 통화정책 계속 할 수 있다고 보는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과도한 격차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씀하셨는데 오히려 과거 추세를 놓고 보면 최근에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격차가 과거에 비해 아주 줄어들어있었다. 어떤 것이 정상이고 어느 정도의 격차가 바람직하다고 하는 것이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최근 변동만 가지고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격차가 크다고 판단할 순 없다고 본다. 통화정책은 시장금리도 시장금리지만 거시경제 상황, 금융안정 등을 다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는 점을 말씀 드린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트럼프 당선이 경제에 영향을 미칠 텐데, 올 4분기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은.
▲국내외적으로 예상치 못한 불안요인이 발생하면서 국내외 성장경로 불확실성 또한 높아졌다.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이 오래 지속하면 경기심리가 위축된다. 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전반적인 성장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그러한 정치상황이라든가 리스크를 정확히 예단하긴 어렵다. 현재로선 적어도 지난달 전망에 비해서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그런 성격의 불확실성이 많이 발생한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