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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업다운 술 게임' 뚜껑 숫자 진짜 의미는?

이수영 기자 기자  2016.11.10 15: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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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스무 살 언저리 무렵, 술 좀 한다는 친구들과 만나면 단골로 등장하던 게임이 있었습니다.

소주병 뚜껑에 새겨진 숫자를 맞추는 일명 '업다운 게임'이 그중 하나였는데요. 술래가 숫자를 확인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순서대로 특정 숫자를 부르는데 술래는 그보다 높으면 '업(up)', 낮으면 '다운(down)'으로 힌트를 주고 맞춘 사람 또는 양옆에 사람들이 벌주를 마시는 게임입니다.

게임도구로 유명해졌지만 정작 이 숫자가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요. 풍문에는 숫자가 클수록 맛이 쓰다거나 오래된 술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사실 소주병 뚜껑에 새겨진 숫자들은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생산과정을 추적해 사후관리를 할 목적으로 표시한 일종의 길잡이입니다. 몇 번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거든요.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서 남매가 뿌려놓은 빵부스러기와 비슷합니다.

일반적으로 소주는 1~50, 맥주는 1~20까지의 숫자가 병뚜껑에 몰드(금형)로 새겨집니다. 뚜껑은 유통과정에서 주류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병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뚜껑이 망가져 내용물이 외부에 노출되면 쉽게 상해버리니까요.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에만 소주는 360㎖ 기준 약 26억병, 맥주는 500㎖ 기준 43억병이 생산됐습니다. 그만큼 추적시스템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데요.

제조사는 뚜껑뿐 아니라 병에도 바코드를 부착해 언제, 어느 공장에서 생산됐는지, 당시 생산책임자는 누구인지 등의 정보를 입력합니다.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바코드 정보를 기본으로 뚜껑 숫자를 참고해 리콜 등 사후조치에 활용하는 식입니다.

비슷한 숫자는 커피믹스에도 있습니다. 수년 전부터 특정회사 커피믹스 봉지에 작은 숫자가 새겨진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진행됐는데요.

1~10까지의 숫자 중 하나가 적힌 것을 두고 단맛의 정도를 나타낸다든지, 특정 숫자가 제일 맛있다는 등의 소문이 퍼졌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맛과는 전혀 무관한 생산라인 표시로 밝혀졌는데요. 제품에 하자가 발견됐을 때 해당번호만 골라 일괄수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네요.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 포장에도 일반인은 알아보기 어려운 숫자가 쓰입니다. 1~12까지의 숫자가 적히는데요. 이는 아날로그 시계를 연상하면 됩니다. 햄버거를 만든 시간에서 10분 후를 숫자로 표시한 것이죠. 예를 들어 2시20분에 만들었다면 10분 후는 2시30분입니다. 아날로그 시계에서 30분은 분침이 숫자 6을 가리키죠. 그럼 포장지에 6을 적는 식입니다.

그저 스쳐가는 숫자들일지라도 일상 속 산업현장에서는 다양한 의미와 활용법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공통점은 저마다 용도에 따라 소비자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