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카드사에 의한 부가가치세 대리납부를 도입하겠다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부가세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부가세 대리 납부(징수)는 말 그대로 신용카드사가 부가세를 대신 걷어 내는 방안이다. 현재 소비자가 물건을 사면 사업자가 물건값에 붙은 부가세를 보관하다 세무서에 납부하게 돼있지만, 앞으로는 카드사가 이 부가세를 대신 받아 사업자를 대신 납부케 한다는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법안이지만, 부가세 탈루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부가세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으려는 사업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반영한 것인데, 이 기회에 부가세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짚어볼까 한다.
실제로 부가세는 소득세(근로소득세 등)와 함께 세수 확보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소득세 징수 규모는 2011년 42조7000억원에서 해마다 증가해 2014년 54조1000억원, 지난해 62조4000억원까지 늘었다.
한편 부가세는 2011~2015년 51조9000억원에서 54조2000억원으로 4.4% 증가했다. 소비에 연관돼있다 보니, 경기 악화에 영향을 받아 부가세를 걷어 들이는 규모가 크게 늘지는 못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이니, 부가세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부분을 찾아내 받아내야 한다는 고민이 없을 수 없다.
잘 알려진 대로 부가세는 '간접세'다. 즉 물건 구매에 대한 세금을 소비자가 아닌 최종 판매자가 모두 모아 납부하는 구조다. 구매자가 판매자로부터 상품을 살 때 부가세 10%가 포함된 금액을 내면, 판매자가 구매자를 대신해 세금을 신고·납부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결제하는 금액에는 부가세 10%가 이미 포함돼있다.
개인사업자 중 일반과세자는 1~6월까지의 부가세 내역을 7월1~25일, 7~12월까지의 내역을 익년(다음 해) 1월1~25일까지 확정신고하게 된다.
또 1~3월까지의 내역은 4월1~25일까지, 7~9월의 것은 10월1~25일까지 예정고지 또는 신고하게 된다. 예정고지는 관할세무서가 직전 과세기간 납부세액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업자에게 고지하면, 해당 금액을 납부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법인사업자도 마찬가지다. 다만, 일반과세자가 세무서의 고지서를 받게 되나 법인사업자는 직접 부가세를 신고 및 납부한다. 간이과세자는 1년에 한 번 부가세를 신고하면 된다.
다만 부가세 신고 및 납부 절차에는 확정신고 외에 중간 시점이라고 할 수 있는 4월과 10월에 예정신고·납부라는 제도를 둬 사업자들에게 직전 과세기간분의 1/2을 납부하거나 예정신고로 인해 미리 납부하게 하는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1년에 4번 부가세를 납부하게 된다.
대단히 번거로워 보이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부가세는 간접세, 즉 내가 세금을 납부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미리 나에게 맡긴 돈을 대신 납부해주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결국 부가세를 신고 납부할 때까지 법인은 최대 3개월, 개인사업자는 최대 6개월 동안 매출세액을 영업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카드사에 부가세 대리납부를 맡기자는 제도가 카드사에 각종 시스템 구축 비용 부담을 떠안길 것라는 등 여러 문제점이 거론되고 있음은 다른 기회에 논의해도,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자는 아이디어가 법안으로까지 구체화될 만큼 부가세 불성실 신고(탈세)에 대한 유혹에 넘어가는 사업자들이 적지 않음은 문제다.
부가세는 단순히 내 주머니에 있다고 해서 납부해도 그만 숨기고 일부만 납부해도 되는 돈이 아니다. 사실상 1년에 네 번 중간중간 부가세를 모아 내는 와중에 운전자금으로 활용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점을 되새기자.
정유선 울산 세영회계법인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