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6.11.08 18:10:35

[프라임경제] KT(030200·회장 황창규)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범적으로 활용할 5G 통신 규격인 'KT 5G-SIG(Special Interest Group, 5G 규격협의체)'를 'KT만의 규격이 아닌 대한민국 규격'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 경쟁업체들은 각기 그림을 그려 KT 5G 표준화 전략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KT는 8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KT 스퀘어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KT 5G-SIG를 일반에 공개하며, 5G 생태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KT 5G-SIG를 향후 세계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기구(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3GPP)가 개발할 5G 표준에 대거 반영, KT 5G-SIG을 글로벌 5G 표준 규격으로 주도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서창석 KT 네트워크전략본부장은 "KT 5G-SIG는 KT만의 규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5G 규격"이라며 "글로벌 표준 규격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LTE와 전혀 다른' KT 5G-SIG…어떤 기술 적용됐나
KT는 KT 5G-SIG 규격 마련에 노키아, 삼성전자, 인텔, 퀄컴 등 글로벌 장비·칩 제조사가 가담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서 본부장은 "글로벌 밴드와의 공통 규격을 확보하고, 이를 글로벌 표준화에 진행할 것"이라며 "다른 곳에서도 5G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우리의 표준 규격과 달리 랩 수준에서 하기 때문에 3GPP 표준의 주류가 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KT에 따르면 KT 5G-SIG 규격에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3GPP 등 글로벌 표준단체의 5G 주요 요구사항과 핵심 기술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KT 5G-SIG은 기존 LTE 기술과 이용 주파수 대역폭, 기지국 운영 등에서 크게 다르다.
먼저 밀리미터파(mmWave) 기술이 적용된다. LTE가 40㎒ 폭 지원이 가능한 주파수 대역폭을 활용했다면, 밀리미터파는 800㎒ 대역폭 활용이 가능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더 빠르다.
또 LTE는 한 기지국에 하나의 안테나가 구축돼 하나의 빔이 나온다면, KT 5G SIG은 하나의 기지국에 촘촘히 박힌 안테나가 여러 빔을 전송하는 '다중안테나 기반 빔포밍 기술'을 활용해 각각의 단말을 더 정교하게 조절한다.
이 외에도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로 장비 구축이 아닌 소프트웨어 조작만으로도 다양한 전용망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망 분산 및 소프트에어 기반 제어 구조를 통해 트래픽 지연 및 병목을 해소하고, 무선망 자동구축을 통해 네트워크 품질을 균일하게 하는 기술 등을 적용했다.
◆'한국 5G 표준'이라지만… SKT·LGU+ '시큰둥'
KT는 KT 5G-SIG을 글로벌 표준 규격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업계에서는 '제2의 와이브로'로 전락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 주도로 개발해 한때 4세대 이동통신 표준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됐던 와이브로 기술을 사업자들이 외면하면서 결국 사장 기술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
미래창조과학부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와이브로 가입자는 9월 기준 2014년 말 대비 각각 30.5%, 26%씩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해당 기술을 구현하는 칩셋 등 디바이스 개발도 거의 없고, 통신사들도 추가 투자를 하지 않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오성목 KT 네트워크 부문장 역시 "사실 이 규격을 추진하며 제 2의 와이브로가 되지 않을까 많이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오 부문장은 "이런 우려 때문에 글로벌 업체와 함께 추진했다"며 "이 규격은 평창 올림픽에도 적용되고 3GPP에도 반영될 것이다. 제 2의 와이브로는 안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울러 표준화에 따른 일반 상용화도 문제 없다는 관측이다.
오 부문장은 "글로벌 업체들이 생각하는 28㎓ 규격에 맞춰가는 만큼 상용서비스로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올림픽 이후 글로벌 표준이 되면 일반 대상으로 5G 서비스도 계획 중"이라고 언급했다.
KT는 '이미 국내 표준'이라며 낙관적 전망과 함께 경쟁사와의 협력도 열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에도 15개 글로벌 업체와 함께 '글로벌 5G 협력체'를 결성, 5G를 리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선을 그으며 KT 5G-SIG의 글로벌 표준 반영에 대해서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SK텔레콤이 거론한 글로벌 5G 협력체에는 △AT&T △도이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 △보다폰 등 글로벌 주요 통신사와 △에릭슨 △노키아 △삼성 △화웨이 △인텔 △퀄컴 △LG 등 장비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8월 당시, SK텔레콤 역시 5G 표준화 협력체에서 3GPP에 규격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 5G 표준화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KT에서 협력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얼만큼 진실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협력을 원한다면 기술을 홈페이지에 오픈하는 것뿐 아니라 연구소 개방 등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국내 사업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얼마나 발휘할 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관련한 태도를 알렸다.
그러나 KT 역시 기술 공개 외 적극적인 협력 제안은 없었다.
KT 관계자는 "협력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KT가 5G 규격을 구축했으니 참여를 원하는 사업자에 대해 얼마든지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