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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식의 콘텐츠 렌즈] 쇼핑왕 '닛산' 제친 질투의 화신 '현대차'… 아슬란 어쩌지

전훈식 기자 기자  2016.11.08 18: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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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영화나 드라마·소설, 그리고 스포츠 등 여러 문화 콘텐츠는 직·간접적으로 현실 사회를 반영한다. 영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이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에 콘텐츠 배경이나 제목, 주제가 어떤 상황과 이어지기도 한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한 현상도 바라볼 수 있다. '콘텐츠 렌즈'에선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콘텐츠의 직·간접적인 시선을 공유해 본다.

수목드라마 쌍두마차인 '질투의 화신'과 '쇼핑왕 루이'가 종영을 앞둔 가운데 시청률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로코(로맨틱 코미디)의 여신'이라 불리는 공효진과 '대세남' 조정석을 앞세운 '질투의 화신'은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 이화신(조정석)과 재벌남 고정원(고경표)이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를 만나 애정을 구걸하는 양다리 로맨스다.

독보적인 개그감각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연애관계라는 점에서 방영과 함께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지만 '쇼핑왕 루이'의 막판 뒤집기에 밀려 좀처럼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쇼핑왕 루이'는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기억상실남 루이(서인국)와 오대산 날다람쥐 '고복실(남지현)'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다. 극 초반 '질투의 화신'에 막혀 부진했지만, 귀여운 캐릭터와 쉬운 스토리 라인을 바탕으로 최근 '시청률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들 수목드라마가 동시간대 시청률 전쟁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간접광고(PPL) 제품도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특히 국내외 완성차 메이커들 사이에선 이전 '신사의 품격' G바겐이나 '별에서 온 그대' 벤츠 E-클래스, '태양의 후예' 투싼 등과 같은 PPL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실제 한국닛산이 지원한 '쇼핑왕 루이'에서는 모든 걸 다가진 도련님부터 기억상실증 역할까지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는 남자주인공 루이는 맥시마를 타고 등장한다.

또 차도남 차중원(윤상현)은 알티마와 함께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연출하며, 모든 여사원들의 '워너비 스타' 백마리(임세미)에겐 쥬크로 세련된 스타일을 한층 돋보이게 돕는다.

현대자동차는 '태양의 후예'에 이어 '질투의 화신'에 자사 차량을 대거 투입했다. 기동력이 필요한 기자인 이화신은 직업에 어울리는 SUV 싼타페를 몰며, 현대차 모터스튜디오를 방문한 표나리가 신형 i30을 구매해 직접 운전하기 시작했다.

사업가인 고정원은 직접 운전대를 잡을 때는 G80의 운전대를 잡고, 기사가 운전할 때는 EQ900 뒷좌석에 앉아 연기를 펼친다.

그러나 완성차메이커 간 수목드라마를 두고 펼친 PPL 경쟁은 종영을 앞둔 지금, 희비가 크게 엇갈린 상태다.

현대차는 차량씬이 자주 등장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스토리 때문에 PPL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실제 이화신은 기동성을 중시하는 기자인 동시에 병원에 자주 가야 하는 신세다. 고정원 역시 차량 이동 장면이 매번 등장한다. 하물며 표나리는 차량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반면 '쇼핑왕 루이'에선 가난한 고복실은 물론, 드라마 중반부까지 그녀에게 얹혀살았던 루이 역시 차량은 그저 사치품에 불과했기 때문에 차량씬이 상대적으로 적다. 오히려 교통사고 회상씬에 등장하는 오피러스(기아차)가 더 인상적일 정도로, 간간히 등장하는 차량씬마저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는 한국닛산과의 수목드라마 경쟁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성적은 그다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아슬란으로 르노삼성 SM6와 펼친 '신 세그먼트 개척' 경쟁에서 패배를 맛봤다.

출시 2년이 지난 아슬란은 준대형차(그랜저)와 대형차(제네시스) 사이 '새로운 세그먼트' 특명을 받고 등장하면서 당시 기업 임원 공략과 다른 모델들과의 시너지효과 등을 기대했다.

그러나 플랫폼을 공유하는 그랜저와 차별화도 없는 등 애매한 포지셔닝 때문에 소비자들을 움직이는 데 실패하면서 지난해 판매 목표(2만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8629대)에 그쳤다. 여기 더해 최근 출시한 연식변경 모델 역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야심찬 출시와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대차 아슬란과 달리, 르노삼성 SM6는 승용차 기준(법인·영업용) '국내최강자'인 쏘나타 판매량을 압도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SM6와 아슬란은 차이점도 상당하다. 이미 유럽에서 '탈리스만'이란 이름으로 인정을 받은 SM6는 가격대도 아슬란보다 낮다. 하지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전략'이 같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판매량은 물론, 드라마나 예능 등과 같은 비판매 시장에서도 패배를 몰랐던 현대차에겐 아슬란은 그야말로 '제대로 아픈 손가락'. 게다가 지난해 떠나간 에쿠스와 제네시스로 인해 아슬란이 자사 최상위모델에 오른 만큼 고통은 더욱 심해질 모양새다.

과연 현대차가 '상처투성'의 아슬란을 내년 하반기 페이스리프트 출시까지 기다릴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변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