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미운 자식'된 해양플랜트, 그래도 다시 한 번

해양플랜트 2건 조선해양사업정보센터 평가 통과…대우조선·삼성重 유동성 숨통

전혜인 기자 기자  2016.11.07 15:14:0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삼성중공업의 '모잠비크 코랄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프로젝트' 및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의 '카자흐스탄 탱기즈 유전 프로젝트'에 대해 조선해양사업정보센터가 사업성 평가를 한 결과, 두 프로젝트 모두 저가 수주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31일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에서 수주 리스크에 대한 내·외부 점검시스템을 마련하는 수익성 평가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평가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등급도 높은 것으로 전해져 양사의 자금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지금은 '미운 오리새끼'가 된 해양플랜트지만, 7~8년 전만 해도 해양플랜트는 위기에 빠진 조선산업을 구제할 구원투수로 여겨졌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물량을 앞세운 중국 조선업의 맹공에 정신을 못 차리던 우리 조선업계에 해양플랜트의 존재는 미래 성장 동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고공행진을 기록하던 국제유가가 반토막 이하로 떨어져 해양플랜트의 수익성이 떨어졌을뿐더러 그나마 과거에 수주했던 해양플랜트가 수익조차 나지 않는 저가수주에 오히려 인도 지연·설계 변경 등 부담비용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조선업계를 쓰러뜨리는 직격탄이 됐다.

해양플랜트는 한번 수주할 때 기록되는 금액이 높은 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지난 2014년 조선 빅3는 2조6266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손실만 7조원이 넘었다.

이런 위험성에 정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에서 해양플랜트에 대해 건조능력은 우수하나 △설계능력 취약 △발주처의 인도 취소·지연 △과당경쟁으로 인한 저가 수주 등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이 상당하고 시추설비 비중이 높아 향후에도 투자 손실 가능성 존재하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정부에 따르면 조선 빅3의 현재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총 40기로, 이 중 시추설비가 22기·생산설비가 18기를 차지하고 있다.

또 유가회복 지연으로 해양플랜트 주력선종(FPSO·시추선)의 향후 5년(2016~2020년) 세계 발주량은 지난 5년(2011~2015년) 평균의 32%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해양플랜트 사업이 앞으로도 수익성이 나기 힘들 것임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조선3사 모두에게 해양플랜트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수익성 평가를 대폭 강화해 과당 저가수주를 방지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특히 재무건전성이 가장 악화된 대우조선은 지난 2일 간담회를 열어 해양사업 규모를 현재의 25% 규모인 연매출 2조원 정도로 다운사이징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해양플랜트는 여전히 매력적인 열매라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특히 현재처럼 신규 선박의 발주가 씨가 마른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대우조선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10개월 동안의 신규수주는 13억달러 정도인데, 이번에 계약에 성공한 카자흐스탄 탱기즈 유전 프로젝트가 27억달러 규모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수주 목표 53억달러 중 현재까지 8억달러의 선박수주를 기록해 11%해 머물렀지만, 현재 진행 중인 모잠비크 코랄 FLNG 프로젝트가 25억달러 규모로 단숨에 목표치의 절반 이상으로 뛰어오르게 된다는 게 삼성중공업 측 설명이다.

조선해양사업정보센터의 심사를 통과함으로써 금융권의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이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RG 발급 후 계약이 완료되면 대우조선은 이달 내로 1500억원에 달하는 설비대금을 조기 지원받을 수 있다.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는 대우조선으로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발주가 없는 상황에서 해양플랜트는 위험성이 높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면서도 "뼈아픈 실패의 경험을 토대로 이제는 무작정 경쟁적인 저가 수주가 아니라 수익을 올리는 수주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