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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 대우조선에 '득'일까 '독'일까

전혜인 기자 기자  2016.11.04 14: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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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적어도 지금 상황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 입장에서 이 이상 언급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지난 3일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간담회 자리에서 한 기자가 (대우조선 회생 입장을 지지해왔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로 내정되면서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질문한 것에 대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답변한 말이다.

임종룡 내정자는 금융위원장 시절부터 대우조선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입장을 고수해온 인물이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과 함께 4조2000억원에 달하는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지원, 즉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국회 국정감사 자리에서도 "국가경제에 미칠 여러 가지 영향을 고려하면 대우조선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경제 주체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대우조선에 들어간 자금이 4조원 남짓인데, 회사를 청산하는 데 적어도 57조원 이상의 경제부담이 따를 것으로 예측한 산업은행의 전망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다.

아울러 임 내정자는 31일 발표됐던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산업부에 맞서 대우조선을 포함한 빅3 체제를 유지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산업부와 금융위 사이 의견 차가 존재한다는 여러 해석을 낳았다.

이에 그의 경제부총리 내정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이번 개각에 대해 "임종룡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 붕괴에 한 축을 담당한 인물"이라며 "이런 인물로 비상경제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융위원장으로서 임 내정자가 보여줬던 행보 역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해 3월부터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해 조선업을 필두로 산업계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을 책임져왔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또 성과연봉제 도입 이슈로 금융계와 사이가 좋지 않은 점도 새 경제부총리로서 불안요소다.

정부가 대우조선에 서별관회의에서 정해진 4조2000억원 이외에 추가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임 내정자가 대우조선에 여러 차례 호의적인 정책을 펼친 만큼 경제부총리에 오르고 나면 추가지원 카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대우조선이 수조원에 이르는 지원을 받은 이후 오히려 부채규모가 확대되는 등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팽배하다.

이에 더해 엄격한 구조조정 기준을 적용해 결국 법정관리행에 들어간 한진해운이 소위 '최순실 게이트'에서 밉보인 결과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대우조선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도 예사롭지 않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대우조선과 임종룡 내정자 양측 모두에게 서로의 존재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