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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우건설 전 직원, 공무원에 뇌물 제공 양심고백?

5급 사무관, 건설현장 사망사고 무마 등 대가로 금품수수…구속영장 발부

이보배 기자 기자  2016.11.04 09: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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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우건설 전 직원 A씨가 재직 당시 광주고용노동청 5급 사무관 B씨에게 수천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을 경찰청에 직접 제보해 해당 공무원이 구속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5월 수원시 광고 아파트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 기사 1명이 숨지고, 다른 근로자 2명이 크게 다치거나 경상을 입은 사건이 있었다.  

당시 해당 공사현장 관리 책임자였던 A씨는 사건 이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건 발생 2년 만에 돌연 자신의 뇌물 제공 사실을 경찰청에 제보했다.

사법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B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사실을 진술하고, 비자금 형성 경위와 사용내역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했다. 2012년 7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B씨에게 명절선물, 휴가비 등의 명목으로 2400만원을 제공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문제는 B씨에게 제공된 2400만원 가운데 당시 광고 아파트 공사현장 사망사고와 관련 건설사 측의 책임을 면하게 해주는 대가가 포함됐다는 것.

B씨는 2012년 7월부터 2013년 9월까지 명절선물, 휴가비 등으로 약 250만원을, 2014년 5월 사망사고 발생 이후 1000만원을 각 수수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나머지 금액에 대한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발생한 광교 아파트 공사현장 사망사건과 관련해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검찰은 제보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22일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 바로 다음날인 23일 수원지법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A씨가 경찰과 검찰에 본인의 뇌물 제공 사실을 진술하면서 '비자금 형성 경위와 사용내역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했다는 데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비자금 형성 경위가 대우건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앞선다.

A씨의 진술대로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 센터장인 B씨에게 건설현장 사망사고와 관련 'A씨의 책임이 아니라 건설사 측의 책임'을 면하게 해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이 제공됐다면 A씨의 개인 주머니보다 건설사에서 자금이 흘러나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망자가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이라 사건이 다시 언급되는 것 자체가 유가족에게는 힘든 일이다"며 "A씨는 지난해 퇴사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로 인해 회사의 피해도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회사 공금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즉답을 피했다.

차라리 유가족에 대한 위로금이 전달된 것이었다면 도의적 책임을 물은 것으로 애둘러 말할 수 있겠지만, 건설사가 사건을 무마하고 책임을 피하는 조건으로 관련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들어 입맛이 쓰다.

A씨와 B씨를 둘러싼 뇌물 제공 배경에 대한 정확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을 수사한 경찰과 검찰은 진실에 어느 정도 다가갔을 것이다.

사건의 실체는 향후 법원에서 밝혀지겠지만, 사건 책임 회피를 위해 뇌물이 오가는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