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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기술 선점 통신사 격돌…앞선 '로라'냐 최신 'NB-IoT'냐

상용화 SK텔레콤에 KT-LG유플러스 연맹 맹추격

황이화 기자 기자  2016.11.03 1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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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주도할 통신 기술 자리를 놓고 이동통신 3사가 맞붙었다.

먼저 상용화를 선언한 SK텔레콤(017670·사장 장동현)에 KT(030200·회장 황창규)와 LG유플러스(032640·부회장 권영수)가 연맹을 맺고 맹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는 3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KT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1분기 '협대역 사물인터넷(NarrowBand-Internet of Things·NB-IoT)' 상용화를 공동 추진, IoT 시장을 NB-IoT 기술 중심으로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지난 7월 SK텔레콤이 IoT 전용망으로서 전국에 상용화한 '로라(LoRa)'와 대립되는 기술이라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는 앞으로 △NB-IoT 네트워크 조기 상용화 공동추진 △칩셋·모듈·단말 등 IoT 핵심 제품의 공동소싱 △국내 주요 협단체 및 글로벌 기구 활동 공동 대응을 기본 방향으로 진행된다.

특히 양사 협력사를 대상으로 △양사 NB-IoT 기술지원 △실증 센터 공동 개방 △NB-IoT 해커톤 공동 개최 등을 통해 향후 IoT 생태계를 NB-IoT 중심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준근 KT GiGA IoT사업단장은 "경쟁이 치열한 통신시장에서 양사 협력은 의미가 크다"며 "국내뿐 아닌 전 세계적으로 무한한 성장이 예상되는 IoT 분야에서 LG유플러스와 지속적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은 "KT와의 사업협력을 통해 IoT 생태계 조기구축과 시장성장 가속화를 유도해 국내 NB-IoT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협력 발표를 통해 내년 상용화 시점까지 협력사를 끌어모으겠다는 구상이다.

각자 진행하던 IoT 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만큼 양사는 노하우 공유로 인한 시너지가 기대되며, 투자 및 수익배분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앞선 기술 '로라' vs 떠오르는 기술 'NB-IoT'

로라와 NB-IoT는 모두 저전력 장거리 통신 기술(LPWA)의 일종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린 대신 전력 소모가 적어 10년가량 배터리가 유지될 수 있고, 그러면서도 10~15㎞ 통신이 가능해 수도·가스 검침, 스마트 주차 시스템 등 특정 부문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기반 주파수 대역 차이 등 기술이 달라 '저전력 장거리 IoT'라는 한 우물 안에서의 기술경쟁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벨 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는 초기 수준인 IoT 시장이 4년 뒤인 2020년 적게는 400억, 많게는 900억원 규모로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IoT 시장 선점=수익 창출'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있는 것.

아울러 세계적으로 저전력 장거리 통신 기술로 로라와 NB-IoT가 채택되고 있다.

네덜란드 KPN은 로라 전국 상용망 구축을 완료했고 영국 보다폰은 지난해 10월 내년 1분기 NB-IoT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 AT&T도 지난해 NB-IoT에 대한 기술시연을 마쳤다.

지난해 상용화된 기술인 로라가 주로 유럽 국가 중심으로 채택하고 있다면, 아직 상용화를 준비 중인 NB-IoT는 한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채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 기술을 검토한 국내 통신사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인 로라를 택한 SK텔레콤과 새로 떠오르고 있는 NB-IoT를 택한 KT와 LG유플러스 연맹으로 엇갈린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각 업체가 채택한 기술을 시장 주도 기술로 만들기 위한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로라와 NB-IoT는 상이한 측면이 많다. 사용 주파수 대역을 보면, 로라는 920㎒ 대역의 비면허 대역을, NB-IoT는 LTE 대역을 쓴다.

이에 KT와 LG유플러스는 비면허 대역을 사용하는 로라는 주파수 간섭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SK텔레콤은 기술 활용해 주파수 간섭 최소화가 가능해,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한 만큼 테스트를 거쳐 로라망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커버리지의 경우 양사 모두 10㎞ 범위로 같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는 현재 로라는 지하나 외곽 등 통신이 어려운 지역은 별도 중계기나 기지국을 설치하지 않으면 커버리지 확장이 안 되며, NB-IoT보다 출력 수치가 낮아 커버리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또 데이터 전송 속도는 NB-IoT가 로라보다 더 빠르다는 설명이다.

이런 지적에 SK텔레콤은 올해 6월 로라 기지국을 세우는 등 전국망을 구축했으며, 이달부터 내년 초까지 기 구축한 로라망의 커버리지 보강해 건물·아파트 지하나 지하철·터널 및 인빌딩 등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로라가 먼저 상용화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앞선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내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NB-IoT보다 1년여 먼저 로라가 상용화 됐다는 점은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특성상 기술 격차가 클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시장 선점하려면…생태계 확대·실제 사업 추진 '관건'

저전력 장거리 통신 기술 시장이 아직 초기 수준이라는 점에서 생태계 확대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기술에 따른 생태계 확보가 시장 주도 기술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로라 얼라이언스는 서울에서 아시아 첫 정기총회를 열고 로라 얼라이언스의 협력 현황을 소개했다.

당시 로라 얼라이언스 측은 현재 전 세계 150개 도시에서 로라망이 운용되고 있고, 해당 정기총회를 기준으로 협력사가 400개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향후 국내외 주요 IoT 제조사들과 협력을 확대해 칩셋·모듈·eSim·단말 등 IoT 핵심부품 공동소싱을 검토할 예정이다.

공동소싱을 통한 물량확보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스타트업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다양한 서비스에 조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해외시장 선점을 위해 우리나라 중심의 글로벌 표준화, 기술 리딩을 위한 협력을 진행해 주요 글로벌 협력기구들이 NB-IoT를 기술표준으로 채택하고 이를 각 국 IoT산업에 표준으로 적용시키도록 공동대응할 방침이다.

한편,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는 각각 로라와 NB-IoT 적용모델을 확대하며 파트너사 늘리기에도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10월 말 현재 500여기업에 모듈을 무료 배포했고, 연내 10만개를 배포해 보다 많은 기업들이 IoT 산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상용화를 선언한 SK텔레콤은 로라 네트워크 기반 상품 출시 및 서비스 계약도 체결했다.

국내 위치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 스파코는 로라망을 활용해 위치 트래커 '지퍼'를 론칭했고, 대우건설의 공사 현장에 스마트건설 솔루션에도 적용했다.

또 모바일어플라이언스와 IoT 블랙박스 개발에 협력키로 했고, 한국LP가스판매협회중앙회와 로라 기술 기반 스마트미터LPG 사용협약을 체결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추후 가스·수도 계량기 교체부터 산업 IoT, 스마트시티 부문 등에 NB-IoT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