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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숙의 거래소] 여의도 '금융중심지' 자존심 지킬까

이지숙 기자 기자  2016.11.01 14: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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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 여의도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보통 미디어에서 비친 고층건물이 가득한 풍경을 생각할 텐데요. 여의도하면 또 하나 상징적인 것이 바로 증권사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이에 여의도는 '증권가' '금융중심지'라는 타이틀 또한 갖고 있는데요.

이는 1979년 15층 규모의 증권거래소 건물이 여의도에 들어서며 당시 대우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이 본점을 속속 이전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제 서울시는 지난 2008년 금융중심지법 제정 이후 여의도를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힘써왔다고 하네요.

하지만 최근 여의도 풍경이 변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하나 둘 여의도를 떠나 명동과 을지로 인근에 새 둥지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 '과에서 찾은 미리(이하 거래소)'에서는 '변화하는 여의도'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우선 대신증권은 올해 말 31년만에 옛고향 명동으로 돌아갑니다. 대신증권부터 대신에프엔아이, 대신저축은행, 대신경제연구소 등 대신금융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명동 신사옥으로 모이는 것인데요. 명동 IBK빌딩 옆 옛 중앙극장 자리에 26층 규모로 신사옥 공사를 마무리 중이라고 합니다.

대신증권이 이전함에 따라 금융투자업계 최초의 객장 전광판이었던 대신 전광판은 사라지게 됐습니다. 대신 전광판은 현재 여의도 증권사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이라 고객들에게 더욱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네요.

1994년 대신증권 앞에 자리잡은 황소상은 대신증권의 명동 이전과 함께 이곳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미래에셋증권과 통합을 진행 중인 미래에셋대우도 양사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서울 중구 센터원빌딩으로 본사를 옮깁니다. 대우증권은 본래 명동2가에 자리 잡고 있다가 1982년 9월 현재 여의도 사옥으로 이사했는데요. 무려 34년만에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미래에셋센터원빌딩 주변에는 유안타빌딩과 대신금융그룹 신사옥도 있어 다시 명동에 증권사들이 옹기종기 모이게 됐는데요. 유안타증권은 2004년 여의도 본사 사옥을 매각한 후 일찍 을지로로 이동했고 미래에셋증권도 2011년 센터원에 이전했죠.

자산운용사도 줄이어 여의도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에셋플러스운용은 2013년 판교 본사 체제를 꾸렸고 메리츠운용도 존 리 대표가 취임한 뒤 북촌으로 사옥을 옮겼습니다. 뒤따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내년말 서울 성수동으로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라네요.

이뿐 아닙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도 부산으로 본사를 옮겨 서울에는 사무소만 남은 상황인데요. 금융위원회도 2012년 여의도를 떠나 현재 광화문 서울정부청사에 있습니다.

KB투자증권과 합병해 KB증권으로 새로 출범하는 현대증권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옥을 비울 예정입니다. KB투자증권은 현대증권과 합병 후 두 회사 임직원이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네요.

여기 더해 서울시가 광화문과 종로 일대를 제2의 금융중심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서울시는 현재 '서울시 금융중심지 추진전략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입니다. 그동안 여의도를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ING, HSBC, UBS 등 한국시장에서 발을 빼는 외국계 금융기관이 늘면서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라네요.

금융사들의 '탈(脫) 여의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도 여의도가 '금융중심지'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명동 을지로 일대가 과거 증권가의 명성을 되찾을까요? 앞으로 '금융중심지'와 '증권가' 타이틀이 어디로 넘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