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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재용의 삼성전자, 채찍 아닌 당근이 필요하다

임재덕 기자 기자  2016.10.31 15: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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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전자가 단종된 갤럭시노트7 교환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13일 교환·환불 실시 후 추가 보상안과 배터리 60% 제한까지 뒀지만, 31일 기준 교환율 20%라는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껏 여러 방안을 제시하며 갤럭시노트7 교환율을 높이는 데 힘썼다.

지난 24일에는 15%대에 머물러 있는 갤럭시노트7의 교환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추가보상안을 내놨다. 갤노트7 사용자가 갤럭시S7 시리즈를 24개월 할부로 구입한 뒤 12회차까지의 할부금을 납부하고 사용 중인 단말기를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12개월) 없이 갤럭시S8 또는 갤럭시노트8을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보상안은 교환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구형 버전으로 돌아가기도 싫은데, 할부금을 내면서 사용해야 하는 점에 '36개월 할부'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는 반발을 샀다.

심지어 고객들의 실망과 함께 애플 아이폰7과 LG전자 V20로의 이동 속도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29일 갤럭시노트7 배터리 60% 제한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말과 함께.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 후 첫 주말 교환율에 큰 변화는 없었다.

삼성전자가 이번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전인 27일,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올랐다. 임시 주총 자리에서 의장을 맡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부회장을 전면에 내세워 무너진 삼성의 신뢰 회복과 함께 현 삼성이 맞이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기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은 과거 이건희 회장과 같은 행보를 떠올렸다.

이 회장은 1995년 애니콜에 불량이 감지되자 총 15만대, 500억원 상당의 제품을 모두 태워버리고 소비자들에게 새 폰으로 바꿔주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후 전폭적인 고객 신뢰를 얻은 삼성전자 애니콜은 모토로라를 제치고 국내시장 1위로 올라섰다.

이 부회장의 첫 행보는 소비자들에게 실질적 보상안으로 교환을 촉구하는 '당근'이 아닌, 배터리 상한을 60%로 제한할 테니 얼른 교환하라는 '채찍'이었다.

삼성전자는 60%로 제한해 기기 발화 위험을 막겠다는 소비자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과론적으로 교환율은 크게 오르지 않았고, 삼성전자는 고객 안전과 신뢰 모두를 얻지 못했다.

이재용의 삼성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삼성의 충성고객들이 수긍할 수 있을 보상안을 내놓으면 된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직 갤럭시노트7 교환자 중 70~80%는 삼성의 제품으로 교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충성고객이 마음을 돌리기는(다른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기는) 쉽지만, 한 번 돌아선 마음을 되돌리기는(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되돌아오기)는 어렵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