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5일 중국 정부의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 수요 규제 소식이 확산되며 중국 소비 관련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저가 여행 상품을 판매했다가 적발될 경우 30만위안(약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각 성(省)·시(市)가 저가로 한국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에 대한 단속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지방 정부는 "한국으로 가는 단체 관광객을 20% 줄이라"며 "현지 쇼핑은 하루에 한 번으로 제한하라"는 지시를 여행사에 내리기도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세계 1위 해외관광 대국인 중국이 지나친 관광적자를 개선하고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관광과 항공, 면세점업계는 중국 정부 조치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작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598만4170명으로 1인당 2391달러를 쓰고 갔다. 중국 관광객이 20% 줄면 3조 원가량의 관광 수입이 줄어드는 셈이다.
실제 중국 관광객 특수를 누리고 있는 화장품, 호텔, 면세점 등의 주가가 급락해 2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0.52% 내린 2030.17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 코스맥스(192820), 한국화장품(003350) 등 화장품 주식이 8% 넘게 급락했고 호텔신라(008770), 신세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 등 중국인들의 제품 구입 경로인 면세점 주가도 떨어졌다.
화장품과 면세점뿐 아니다. 중국 고객 비중이 큰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 주가도 이날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GKL(114090) 주가는 전날보다 6.80%, 파라다이스(034230) 5.02% 각각 떨어졌다.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항공주와 여행주 역시 부진했다.
대한항공(003490)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소폭 내렸고 아시아나항공도 3% 가깝게 밀렸다.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 주가 역시 타격을 입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인 관광객 규제를 강화하려 한다"며 "내년부터 중국인 관광객 증가폭 둔화로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회사 자체의 면세 부문 '인당 구매 제한 정책' 강화까지 더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규제 움직임은 정치적으로는 사드 배치의 기정사실화에 대한 항의 표시이고 경제적으로는 저가 여행을 규제하면서 해외 소비를 줄여 내수로 전환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중국 정부의 중국인 관광객 감축 지시로 전일 급락했던 화장품·여행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항공주는 여전히 내림세다.
26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 대비 4000원(3.18%) 오른 35만6500원에 거래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일 7% 넘게 빠졌었다.
전일 8%대 하락세였던 LG생활건강도 7000원(2.48%) 오른 86만7000원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아모레G(4.18%), 한국콜마(5.38%)도 오름세다.
여행주도 반등에 나섰다. 전일 8% 이상 급락한 하나투어(039130)는 전 거래일 대비 2900원(4.69%) 오른 6만4700원에 거래 중이다. 모두투어도 750원(2.86%) 오른 2만6950원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항공주는 계속 내림세다. 전일 3% 가까이 하락했던 대한항공은 현재 전 거래일 대비 400원(1.26%) 내린 3만1300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25원(0.54%) 내린 4580원에서 횡보 중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로 발생할 수 있는 실적 우려는 전날 그 이상으로 주가에 반영됐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