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어느 때보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들의 싸움이 치열하다. 철옹성 같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아성은 흔들렸다.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한국GM을 비롯해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바쁘게 새로운 모델을 추가하며 매서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GM의 경우 모닝이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경차시장에서 스파크를 앞세워 엎치락뒤치락하다 결국 이를 뛰어넘었다. 또 다마스와 라보가 소형 상용차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르노삼성의 SM6는 SUV 인기에 밀려 위기가 찾아왔다고 평가받던 중형세단 세그먼트에서 한국GM 말리부와 함께 활기를 불어넣는 중이다. 특히 중형 세단시장에서 오랜 시간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현대차 쏘나타와 양강구도를 형성하던 기아차 K5를 주춤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SM6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7개월 연속 자가용 등록 1위를 기록 중이다. 르노삼성은 또한 SM6의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인기가 남다른 SUV시장에 지난달 QM6로 라인업을 보강했는데, 계약 건수가 1만대를 돌파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는 코란도 패밀리를 이은 티볼리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복덩이를 얻었다. 소형 SUV시장은 황금시장으로 불리며, 이 중심에 선 모델은 바로 티볼리다. 티볼리는 올해 1~9월 전년동기 대비 37.6% 증가한 4만791대가 판매되며 이 시장에서 부동의 판매 1위를 고수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GM이 약 3년8개월 만에 최근 내놓은 신형 트랙스가 5영업일 만에 사전계약 1000대를 돌파하며 소형 SUV시장에 또다시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상황.
이같이 모두가 잘 나가다 보니 과연 올해 꼴찌는 누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일단, 주력 모델들의 부진과 노조파업에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변함없이 각각 내수시장 1·2위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위는 한국GM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9월 내수시장에서 12만799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같은 기간 각각 7만3929대와 7만1204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쌍용차와 르노삼성이 한국GM과 현재 5만대 이상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쌍용차와 르노삼성 중에 꼴찌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둘 중 어느 쪽이 4위나 5위를 차지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르노삼성은 신차효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티볼리 브랜드를 앞세운 쌍용차의 방어도 만만치 않다"고 부연했다.
현재 르노삼성은 쌍용차를 턱밑까지 뒤쫓고 있다. 지난 9월 내수판매에서는 르노삼성이 9222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8011대에 그친 쌍용차를 1200대가량 앞섰다. 올해 1~9월 누적판매에서는 쌍용차가 승자지만 이마저도 차이가 근소해 순위 변동이 생길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무엇보다 주력모델들의 성공에도 시장점유율에서 꼴등을 차지한다면, 아무리 시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해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이에 르노삼성은 지난해 쌍용차에 밀려 꼴찌를 차지한 만큼 SM6와 QM6를 발판 삼아 향후 3위까지 올라간다는 계획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르노삼성의 지난해 판매량은 약 8만대다. 올해는 11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내수시장 3위 달성인데, 11만대의 판매량으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여기 더해 "SM6 월 6000대 이상, QM6가 월 5000대 이상 판매가 되면 3위 달성이 가능할 수 있다"며 "두 모델이 이끌고 나머지 모델이 이를 받쳐주면 지금까지 힘들게 느껴지던 3위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순위보다는 많은 이익을 남기는 것이 우선이라는 반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순위보다는 외부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티볼리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언급했다.
덧보태 "외부에서는 꼴찌다툼 구도를 만들고 있지만, RV 전문 브랜드인 쌍용차는 애초에 경쟁사와 라인업부터 다른 차별화된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작지만 강한 기업"이라며 '흑자전환' 의지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