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세계 외환시장 거래량이 지난 1986년 이후 최초로 5%대 감소세를 나타내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 등 시장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발표한 '세계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시장거래규모 조사'에 따르면 올해 4월 일평균 세계외환시장 거래량은 5조1000억달러로 이전 발표치인 지난 2013년 4월 대비 5% 감소했다. 이는 BIS가 보고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최초로 외환거래량이 줄어든 수치다.
상품별로는 현물환 거래량이 2조달러에서 1조7000억달러로 19%포인트 내려가며 외환거래량 감소를 주도했다. 통화별로는 유로화, 엔화 거래 비중이 2%포인트 내외에서 하락했지만 위안화는 1.8%포인트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 자료를 보면 이처럼 세계외환시장 거래량 감소에는 무역규모 감소와 금융시장 규제강화 및 트레이딩 인력축소 등 환경적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수요 거래 감소 등 유동성 질적 악화가 변동성 확대를 초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현재 금융환경은 지난 2014년 미국 정부의 볼커룰 도입과 올해 시행되는 바젤 III 등 트레이딩 관련 규제 강화 추세가 트레이딩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대형 IB 들의 인력은 축소되는 상황이다. 특히 이에 따른 은행의 시장 조성기능은 더욱 약화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전기 조사 대비 선물환 거래량은 87억7000달러로 19.9% 증가해 전체 외환거래량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 국내 올해 4월중 일평균 원·달러 외환시장 거래량은 478억1000만달러를 기록, 지난 2013년 4월 대비 0.6% 늘며 조사대상국 중 순위 14위로 지난 2013년 4월 대비 한 단계 올라갔다.
이에 대해 국제무역센터 관계자는 "브렉시트 이후 반(反)세계화 움직임에 따른 교역량 감소 우려와 규제 강화 및 전자거래 확대,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등 트레이딩 환경변화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외환거래량의 양적 감소와 더불어 급격한 유동성 감소 및 거래편중 현상 등 거래 성격의 변화를 동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무역거래 규모 감소에도 원달러 거래량이 증가한 배경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량 증가와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 유출입 빈도 증가, 내국인 해외 투자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질적인 면에서 유동성 개선으로 평가하기에 어렵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현재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활발했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와 철수 은행 역외 지점의 국내시중은행과 NDF 거래 등 가시적인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외국계 은행의 트레이딩 수요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런 가운데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 바클레이(Barclays), UBS, RBS, BBVA, BONY 등 상당수 외국계 은행이 한국에서 철수 또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