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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정제마진·환율… 정유업계 실적 '오락가락'

정유4사 3분기 실적 기대치 밑도나…4분기 '재반등' 요인 높아

전혜인 기자 기자  2016.10.19 16: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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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유사 3분기 실적이 정제마진의 상승으로 걱정과 달리 호성적을 보이나 예상치 못한 환율 요인에 발목이 잡힐 태세다. 수출이 주를 이루는 정유업계 특성상 달러화 결제가 많아 환율하락이 실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

최근 정유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정유4사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은 당초 기대치보다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에 3분기는 실적이 꺾이는 구간이다. 특히 올 2분기 말부터 정제마진이 점점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40달러 이하 구간에서 보합세에 머물면서 실적 개선 요인이 보이지 않았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정유사 네 곳이 마음껏 웃을 수 없는 이유기도 했다.

다행히 8월을 저점으로 이후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정제마진은 원유 1배럴을 정유 공정에 투입했을 때, 공급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의미한다.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은 배럴당 5달러를 기준으로 수익성을 나눈다. 지난 8월에는 3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9월 들어 7달러까지 뛰어오르는 등 시장 상황이 빠르게 호전됐다.

아울러 국제유가 역시 8월 이후 오름세를 탔다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 맞춰 빠르게 치솟으면서 최근에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50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업계의 걱정과는 반대로 정유산업의 3분기 실적도 2분기만큼은 아니어도 공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변수가 영업이익 개선에 악영향을 주면서 정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환율이 높았던 지난 2분기(5월)보다 90원가량 하락하면서 원가부담이 상승하고 반대로 재고가치는 떨어진 것.

환율이 하락해 원화가 가치절상되면 수입물가가 싸진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란산 원유를 제외하면 원유 도입대금의 대부분을 달러로 충당하면서 어떤 의미에서는 환율 하락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업계에서는 환율하락은 수출경쟁력 감소와 마찬가지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현재 제품의 최소 60% 이상을 수출하는 수출 의존형 산업"이라며 "재고부담이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3분기만 지나면 환율로 인한 위기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말 미국의 금리인상 등 달러가치가 재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한 데다 지난달부터 미국·중국 등 글로벌 정유업체들이 설비 정기보수에 들어가면서 공급과잉이 점차 해소되는 기미를 보이는 까닭이다.

이에 환율만 안정된다면 OPEC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상향안정과 정제마진 상승이 4분기부터 효과를 낼 것이라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