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갤럭시 노트7의 퇴장 이후 LG전자의 신작 V20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수준'의 뛰어난 음질이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데요.
일단 시장에서는 노트7 단종 이후 첫 주말에만 V20 판매량이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체품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 V20을 선택한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V20의 최대 장점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절대음감의 예민한 청력을 가진 게 아니라면 일반인이 느낄 수 있는 차이는 아주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V20 출시에 맞춰 LG의 관계사 한 곳이 직원 수십명을 대상으로 V20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V20은 90만원대의 높은 출가가격으로 논란이 일자 B&O플레이와 협업한 번들 이어폰의 고성능을 강조했는데요. 번들 이어폰 가격만 27만9000원에 이른다며 고가 논란을 비켜갔습니다.
"번들 이어폰만으로도 충분히 V20의 차별화된 음질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그런데 해당 이어폰에 대한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V20보다 경쟁사 제품이 더 좋다는 답이 대부분, 심지어 V20을 찍은 비율은 '0' 수렴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업체는 이후 100만원대 최고급 헤드폰으로 같은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그제야 80% 정도가 V20의 편을 들었다는군요.
결국 27만원짜리 이어폰으로도 체감하기 어려운 V20의 최대 장점은 1만원대 보급형 이어폰을 스는 대다수 일반인에게는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듣는 즐거움에 돈을 아끼지 않는 마니아라면 모르겠지만요.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음질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공식적인 테스트로 입증한 바는 없지만 기존 중저가 제품과 V20의 음질을 비교할 수 있는 체험존(zone)이 있는데 V20이 더 좋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차라리 해명보다는 변명에 가까운 대응입니다. 세계최초로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DAC를 탑재한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저가폰과 비교했다는 것부터 비상식적이기 때문이죠.
한편, 지난 15일 전후로 해외 대부분 공항에서 갤럭시 노트7의 기내 반입금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본격적인 교환·환불 러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LG전자는 내심 V20의 판매량 폭증을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음질 때문에 V20이 더 좋다"고 주장하려면 적어도 100만원대 헤드셋을 추가구매할 필요가 있음을 소비자에게 귀띔하지 않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