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5월 정부와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했던 조선 빅3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인력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희망퇴직, 분사를 통한 인력감축에 내년부터는 전 직원 대상으로 무급휴직 순환제도까지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한 해 조선 빅3의 수주 목표는 총 282억달러(△현대중공업그룹 167억달러 △대우조선해양 62억달러 △삼성중공업 53억달러)로, 현재 각사는 원 목표의 20%도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해당 목표가 이미 수주절벽으로 인해 한 차례씩 수정된 목표액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올해 조선3사의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다.
특히 올 들어 신규 수주는 급감하고 건조 완료된 선박 인도량은 늘어나면서 남아있는 수주 잔량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울산조선소에 위치한 1개 도크를 폐쇄하기도 했다.
다행히 3분기를 지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발주가 이어지는 등 업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면서 조선업계는 한 숨 고른 모양새다. 예상보다 수주절벽이 일찍 끝날 것 같다는 긍정적인 신호에, 이번달 말 정부에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 업계에서는 기존 중장기로 세웠던 인력감축 계획을 다소 앞당겨 시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세 차례의 희망퇴직을 통해 본사에서 1700여명, 계열사에서 300여명을 줄였다. 지난해를 포함하면 벌써 3000여명의 인원이 회사를 나갔다. 아울러 구조조정 시행 전인 지난 2월 분사한 현대중공업터보기계와 지난 8월 분사한 현대중공업모스를 포함해 현재 태양광사업·로봇사업부문 등 비조선사업부문 분사를 통해 경영합리화에 전력을 쏟고 있다.
지난 13일 현대중공업은 사내 소식지를 통해 "현재 선박수주도 어렵지만 해양 및 플랜트부문은 일감부족현상이 더욱 심각하다"며 최악의 경우 해양플랜트부문 인력의 30~40%정도가 내년 말에는 일손을 놓아야 할 상황이라고 추산했다.
이런 부정적 전망에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추가 비용절감을 위해 전기전자시스템사업부와 건설장비사업부 등 추가 분사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업황 부진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경영합리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내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순환 휴직제도를 검토 중이다. 현대중공업의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미 지난 1일부터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내년부터 무급휴직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자구안 제출 전, 수주절벽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이미 자발적으로 상시 희망퇴직을 진행해 작년부터 이번 상반기까지 이미 인원을 2500여명 감축했다. 삼성중공업은 자구안에서 본사 총 인력 중 최대 30~40%를 감원할 뜻을 밝히면서 빅3 중 최대 인력감축을 공언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10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이달 말까지 생산직을 포함해 희망퇴직을 접수한다. 대우조선은 자구안에 오는 2020년까지 인력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안건을 포함시켰으나 이달에 와서야 처음으로 실제 감축을 시작했다.
대우조선이 자구안 전에 자체적으로 줄인 인력은 300여명 규모로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 비해 소극적인 감축을 유지해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대우조선으로서는 희망퇴직에 대한 단기 자금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다른 기업에 비해 자구 노력이 부족해 보이는 점은 사실"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이달 말 정부가 발표할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에서 조선 빅3의 생존여부가 결정되므로 지금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은 희망퇴직에 더해 지원부문 중심으로 2000여명 규모 분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본사 총 인력을 1만명 이하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또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내년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하는 무급휴직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