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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겔랑 1㎖ 샘플과 맞바꾼 개인정보…본사는 '모르쇠'

신제품 체험키트 증정 이벤트 '이름·이메일·핸드폰번호' 유출

백유진 기자 기자  2016.10.17 14: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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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명품 화장품 브랜드 '겔랑'의 체험키트 증정 이벤트 중 고객의 정보가 잘못 전달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졌다.

겔랑은 지난 10일부터 신제품 '겔랑 아베이 로얄 데일리 탄력 케어 3종 체험키트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를 적으면 아베이 로얄 페이스오일과 데일리 리페어 세럼, 크림을 각각 1㎖씩 증정하는 이벤트다.

그러나 이벤트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체험키트를 신청한 소비자들이 타인의 개인정보로 된 문자를 받았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한 소비자는 "백화점에서 샘플키트를 수령하고 쿠폰을 삭제하려고 보니 다른 사람의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었다"며 "나한테 온 정보야 삭제하면 그만이지만, 혹시 누군가에게 내 개인정보가 가 있을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소비자들도 "고작 1㎖짜리 샘플 주면서 개인정보까지 유출하다니" "이정도면 정보를 털다 못해 다른 사람에게 안겨준 꼴" "외국 같았으면 상상도 못했을 일" "겔랑 불매하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겔랑 측은 "행사 초반에 문자배송업체에서 문자를 잘못 전송해 오류가 생겼으나 즉시 수정 조치했다"며 "지금은 다시 이벤트를 정상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비한 후속 대처로 인해 겔랑 본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개인정보가 담긴 문자가 잘못 전달된 데 이어 문제해결 과정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겔랑은 문자 전송에 문제가 생긴 이후, 문자를 재전송한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를 공란으로 비워두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잠시 수정했다. 이에 개인정보 유출을 겪고 제품을 교환하러 매장에 간 소비자들은 다시 한 번 자신의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체험키트를 받을 수 있었다.

한 소비자는 "제품을 교환하러 갔는데 문자에 이름이랑 연락처에 아무것도 안 떠서 직원한테 보여주니 빈칸에 개인정보를 다시 입력하라고 했다"며 "실수로 고객 정보를 유출시킨 것에 대해 피해보상을 해줘도 모자랄 판에 개인정보를 다시 입력하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심지어 개인정보 유출로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본사에 항의 전화를 하자 잘못 전송된 문자가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자주 벌어지는 상황에서 명품 브랜드가 왜 이렇게 개인정보에 대해 무심한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겔랑 측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후속 조치에 대해 "문자가 잘못 발송된 고객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면서 홈페이지 공지나 추가적인 조치 없이 해당 이벤트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겔랑은 세계적인 명품업체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 그룹(LVMH)에서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다. LVMH그룹은 루이비통을 비롯해 △디올 △지방시 △셀린느 △메이크업포에버 △태그호이어 등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