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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세단' 1위 쟁탈전 점입가경…국민 중형차 '쏘나타' 추락하나

자가용 등록 SM6 1위, 말리부 신형 선봬

노병우 기자 기자  2016.10.17 14: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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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의 대표 중형 세단 '쏘나타'가 어려움에 처했다. 지난 30년간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했지만, 지금은 '국민 중형차'라는 명성이 온데간데없는 모양새다. 여전히 순위로만 본다면 쏘나타가 1위를 유지하는 등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토교통부의 용도별 차량 등록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자가용 △택시 △렌터카 등을 포함한 전체 등록대수는 쏘나타가 5만243대로 1위, SM6가 3만8930대로 2위다.

반면, 자가용 부문만 따로 놓고 보면 SM6가 쏘나타를 제쳤다. SM6 자가용 등록대수는 9월까지 3만6469대로, 쏘나타의 2만7244대보다 9000여대 많다. 자가용 등록 비율에서도 SM6는 93.7%를 차지, 54.2%에 불과한 쏘나타와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SM6는 3월 출시 이후 7개월 연속 자가용 등록 1위를 기록 중이다. 

즉, 중형 세단에서 부동의 1위였던 쏘나타가 이제는 불안한 1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쏘나타의 경우 7개의 파워트레인에 택시판매를 합쳐 버티고 있지만, 4개의 파워트레인에 택시판매가 없는 SM6에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꼴이다. 

이런 가운데 말리부의 인기도 뜨겁다. 말리부는 지난 4월 출시한 이후 6개월간 누적 판매량은 2만3927대이며, 말리부 역시 택시판매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말리부의 경우 한국GM 노사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에 의해 일시적으로 상승세가 꺾이며 주춤했지만, 추석 전 임금협상 타결 후 공장을 풀가동하며 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한국GM은 19일부터 2017년형 말리부 판매를 시작한다. 2017년형 말리부의 경우 단순 연식변경이 아닌 상품성 개선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2016년형 판매 5개월 만에 신형 모델의 생산·판매를 결정했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2016년형 말리부는 신차효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며 "출시 초기 보수적인 수요 예측으로 인해 충분한 공급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계약고객들의 대거 이탈을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한국GM이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를 서두른 이유는 2016년형 말리부의 출고가 지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출고가 대량으로 늦어진 시점에서 아예 상품성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소비자 불만을 누그러뜨리면서 신차효과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SM6와 말리부가 각각 3월과 4월에 출시돼 쏘나타에 비해 판매할 수 있었던 기간이 짧았다는 점, 여기에 말리부는 상품성 개선모델을 선보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연말로 다가갈수록 모델 간의 판매대수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현대차는 최근 세타2 엔진의 품질논란, 에어백 결함 은폐 의혹 등으로 타격까지 입고 있는 만큼 중형 세단 시장에서 새로운 1위가 등장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쏘나타의 부진과 위기는 현대차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며 "쏘나타와 같은 브랜드 대표 차종이자 간판 모델의 부진은 다른 인기 차종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층 치열해진 중형 세단의 경쟁 상황에서 쏘나타가 명예를 회복하려면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는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2017년형 쏘나타가 지난 4월에 선보여진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