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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대란 천수해법] 기대수명 증가와 의료비 상관관계는?

김수경 기자 기자  2016.10.17 1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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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베이비붐 세대 고령화로 노인 구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그러나 사망률 저하에 따른 기대수명의 증가는 미래 의료비 부담에 대한 우려를 낳았죠.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29만7368원으로 전년보다 5.7% 증가했습니다. 이는 전체 인구 월평균 진료비 9만5767보다 3.1배 높은 수준이죠.

이에 오승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가 의료비 증가에 기여하는 정도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실증분석 결과들이 나오면서 의료비 증가를 설명하는 요인에 생애 말기 의료비와 건강수명이 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생애 의료비지출을 보면 의료비는 생애 말기에 급증하며 사망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기대수명이 높아질수록 건강수명이 높은 노인도 증가한다는 가정 시, 고령화는 노인 1인당 의료비 지출을 높이는 데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죠.

보험연구원은 이러한 생애 말기 의료비와 건강수명을 중심으로 고령화와 1인당 노인 의료비 관계를 살펴봤는데요.

2008년 기준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의 전체 노인진료비 중 사망자 생애 말기 1년간 진료비는 29.5%였습니다. 또 2013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생애 말기에 쓰는 돈은 795만원이었습니다. 일반 국민 의료비의 12년 치, 60세 이상 노인 의료비의 5년 치에 이르는 비용이죠.

이처럼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한 급여부문 진료비 중 사망자의 생애 말기 의료비는 같은 연령 생존자보다 높았습니다. 다만 생존자들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생애 말기 의료비 지출은 줄어들었죠. 


표를 보면 35세 미만이 많은 차이를 보였으며 65세 이상에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차이가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죠. 비급여를 포함하는 본인 부담 의료비 지출도 사망자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했습니다.

오 연구위원은 "생애 의료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생애 말기 의료비가 사망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감소한다는 사실은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1인당 노인 의료비 증가가 완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습니다.

즉 기대수명의 증가로 노인들의 사망 연령이 증가하고, 사망 전 시기가 의료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노인인구 규모보다는 사망에 근접한 인구가 의료비 예측 시 고려돼야 한다는 얘기죠.

앞서 말했듯이 오 연구위원은 건강수명 역시 의료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는데요. 건강수명은 만성질환 또는 장애가 없는 삶의 기간을 뜻합니다. 기대수명이 증가해도 건강한 고령화를 통해 노인의 질병발생기간이 감소한다면 의료비 증가를 완화시킬 수 있으므로 의료비 증가 정도는 건강수명에 따라 결정됩니다.

오 연구위원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의료비가 일정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생애 의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생애 말기 의료비와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노인들의 건강상태 변화를 간과하게 되는 셈"이라며 "이는 의료비를 과대하게 추정하는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는 의료비 지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생애 말기 의료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는데요. 생애 말기 연명치료를 위한 의료비 규모가 어느 정도이며 질병별로 어떤 불필요한 의료비가 투입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것이죠. 

이외에도 건강관리서비스는 만성질환의 예방·관리를 통해 장기적으로 노인 의료비를 절감하는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 인구의 사망 원인은 암,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 당뇨 등인데요. 이는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방식으로 예방 가능합니다. 

아울러 오 연구위원은 "보험사 역시 연령이 높을수록 보험료를 올리기보다, 생애 말기 의료비가 고령일수록 감소하는 현상이 실손보험 위험률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