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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청단, 금융공기업 20곳 출연금 4000억 '부담'

김해영 의원 "투자운용사 선정 등 관 입김 작용 규명해야"

김병호 기자 기자  2016.10.13 14: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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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12년 설립된 비영리재단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4000억원 출연금과 간접투자 운용사 선정 과정 등에서 관(官)의 임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청단)은 청년창업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가능성 있는 유망한 기업의 저변을 확대해 국민경제의 성장에 기여하고자 설립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연제)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은청단의 출연기관은 농협·신한·우리·KEB하나·국민·SC제일·한국씨티·대구·부산·광주·전북·제주·경남은행, 수협중앙회 등 전국은행연합회 소속 은행들과 한국산업·수출입·중소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 20곳으로 총 출연금은 4000억원에 이른다.

또한 이후 2020년까지 1000억원을 추가 조성해 최종 5000억원 규모 출연금 배정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올해 9월 기준 은청단 총 출연금 4000억원 중 예치자산은 1906억, 대위변제금액 140억, 임대보증금 23억6000억원을 제외한 1930억원이 투자자산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 중 26억6000억원 규모의 직접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1903억원이 간접투자로 운용된다.

간접투자는 성장사다리 펀드 1324억원, 앵커펀드 358억원, 간접제휴 투자 165억원, 신보·기보 투자 56억원 순이다.

아울러 은청단에 출연된 자금 중 대부분은 간접투자 방식으로 운용됐다. 특히 그중 3500억원이 박근혜 정부에서 벤처생태계 촉진을 명목으로 추진한 '성장사다리 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며,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1324억원에 달한다.

김해영 의원은 "성장사다리 펀드에 집행된 은청단 자금 중 일부는 2014년도와 2016년도에 박근혜 대통령의 이종질(이종사촌의 아들) J씨가 대주주로 있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 총 93억원이 투자됐다"며 "2015년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K씨가 대표로 있는 'LB인베스트먼트'에 24억원이 투자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청단 간접투자 운용사 중 지분이 가장 높은 3개 운용사가 관과 대기업에 연결고리가 있음이 밝혀졌다"며 "2013년 3월 운용사로 결정된 3개 운용사는 125억원씩의 출자액이 약정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운용사는 정부 기관이나 관련 협회 추천을 받았다.

투자운용사 3곳 중 지식경제부 추천을 받은 A운용사 추천서에는 '지식경제부 주도하에 설립된 B사의 100% 자회사'라고 명시돼 있으며, 선정 당시 설립 2년차이던 회사 영업수익은 2억6000억원, 은청단 운용사로 선정 이후 1년 6개월 만에 영업수익이 12억50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여신금융협회 추천을 받은 투자운용사 I캐피탈은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에 총 372억원을 출연한 IBK기업은행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IBK기업은행이 출연한 금액 일부가 이를 통해 페이백(payback) 받은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추천을 받은 T운용사는 대기업 C사의 창업투자 회사로 은청단이 2013년 투자운용을 맡긴 이후 새로운 펀드도 조성하지 못한 채 2015년 자본잠식 상태로 능력보다는 대기업을 배려한 투자운용사 선택이 아니었는지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C창업투자의 365억 규모 영화사업 등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분야보다는 상업영화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투자금 300억원가량을 C사 등 대형 배급사가 배급을 담당하는 영화에 주로 투자해, 은청단 정관상 목적인 '자금조달이 곤란한 청년세대 창업지원'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은청단이 기업들에게 준조세 부담을 지웠다는 점에서 미르·K스포츠·청년희망재단 등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고, 4000억원이라는 모금액은 상상을 초월하는 단위"라며 "간접투자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관의 입김이 얼마만큼 작용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