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6.10.12 17:05:42
[프라임경제] '비운의 명차' 현대차 i30가 더욱 강화된 상품성으로 국내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졌다. 이전 모델이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서 큰 인기를 구사했던 것과는 달리 국내에선 저조한 판매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번 3세대 모델로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진정한 '핫 해치'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현대자동차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만든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은 수입 디젤 세단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된 프로젝트지만, 좀처럼 판매실적으로 나아지지 않으면서 '골칫거리'가 됐다.
하지만 현대차는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디자인·주행성능·실용성·안전성에 이르는 전 부문에서 회사 최신 기술력을 총동원해 '프리미엄 퍼포먼스 해치백' 신형 i30를 완성시켰다.
2007년 1세대 출시 이후 2011년 2세대를 거쳐 3세대 모델로 진화한 i30는 신규 플랫폼과 강화된 차체 강성으로 실용성을 넘어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선사하는 '핫 해치'의 새 기준을 제시한다는 청사진을 가졌다.
과연 3세대 i30가 2세대에 걸친 실패 속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깨우쳤는지 직접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코스는 잠실운동장 특설 행사장에서 출발해 서울춘천고속도로를 거쳐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샤인데일CC까지 왕복하는 약 110㎞. 시승모델은 고성능 드라이빙을 경험할 수 있는 감마 1.6 T-GDI 엔진과 7단 DCT를 장착한 가솔린 1.6터보 스포츠 프리미엄 트림(풀옵션)이다.
◆최초 캐스캐이딩 그릴, 품격 있는 '차별화된 감동'
전체적으로 기존 역동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을 계승한 3세대 i30는 한층 정제되고 품격 있는 디자인을 갖췄다. 크기도 전장 4340㎜(기존比 +40㎜), 전폭 1795㎜(+15)로 당당하고, 기존보다 15㎜ 낮아진 전고와 25㎜ 늘어난 후드 덕에 이미지가 보다 날렵해졌다.
차량 전면부는 웅장한 쇳물의 흐름과 도자기 곡선에서 영감을 받은 '캐스캐이딩(Cascading) 그릴'을 브랜드 최초로 적용해 더욱 세련되고 정교해졌다. 아울러 보다 과감해진 후드 캐릭터 라인이 견고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도 구현했다.
측면 디자인은 앞에서 뒷부분까지 하나로 연결된 캐릭터 라인이 독보적인 i30 존재감을 살리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그릴을 비롯해 △낮아진 전고 및 늘어난 후드 △넓은 폭의 C필라 △크롬 재질 창문 몰딩 등은 고급스러움과 안정감을 강조했다.
실내는 수평형으로 안정된 느낌과 함께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사용자 편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디테일, 고급스런 컬러 및 소재 적용 등 탑승자에게 하여금 차별화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젊은층 눈높이에 맞게 아기자기하게 꾸민 점이 인상적이며, 뒷좌석 또한 성인 남자 3명이 타도 의외로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실용성이 큰 장점인 해치백답게 트렁크 용량은 395ℓ로, 기존모델과 비교해 17ℓ 늘어나 캐리어나 가방 등 짐을 넣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고성능 드라이빙' 가솔린 1.6터보 최대토크 27.0㎏f·m
시동을 걸자 낮고 묵직한 엔진음이 잠깐 느껴질 뿐, 금세 조용해진다. 엔진 시동이 걸린 채 저회전수로 동작하는 엔진 아이들링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조용하게 들리는 엔진음과 달리 가속페달을 밟으면 민첩한 반응을 뽐내며 탄력 있게 튀어나갔다. 출발 시 반응성이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고 의외로 무게감이 느껴진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차량은 어느 순간 계기판이 150㎞/h까지 무난할 정도로 막힘이 없지만, 높은 안정감은 여전하다. 웬만한 오르막길에서도 전혀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다.
시승모델인 가솔린 1.6터보 모델은 고성능 드라이빙을 경험할 수 있는 감마 1.6 T-GDI 엔진과 7단 DCT을 장착해 최고출력 204마력(ps), 최대토크 27.0㎏f·m의 성능을 뽐낸다. 기존 2.0 가솔린 대비 출력이 약 19%, 토크가 약 29% 높아진 셈.
뿐만 아니라 한층 높아진 동력성능에도, 공인복합연비가 기존 가솔린 2.0 모델과 비슷한 11.6㎞/ℓ로 수준 높은 경제성을 구현했다.
이와 함께 충격과 진동을 흡수하는 장치 '현가장치'를 개선한 탓인지 급선회 및 험로 주행상황에서도 뛰어난 승차감과 접지력으로 안정성도 한층 향상된 느낌이다.
실제 고속에서 차선 변경 때도 쏠림현상이 매우 제한적일 만큼 차체 흔들림도 거의 없고, 뛰어난 접지력을 제공해 안정감이 일품이다. 끼어드는 차량만 아니면 속도를 더 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높은 안정감을 제공한다.
코너링에서 발휘되는 안정감은 모든 탑승자에게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안긴다. 차체강성이 향상된 탓인지 와인딩 구간에서도 날카롭게 코스를 파고들며 쏠리지 않고 자세를 빠르게 다잡는다. 핸들 복원력이 뛰어나 커브길이 끝나면 순식간에 정중앙 위치로 돌아왔다.
이외에도 △급제동·선회시 차량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섀시 통합제어시스템' △후방 추돌 시 목 부위 상해를 최소화하는 '후방 충격저감 시트시스템' △경사로 밀림방지장치 △급제동 경보장치 등 안전사양을 대거 기본 적용했다.
이전까지의 i30는 국내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한 '비운의 명차'였다. 하지만 이번 3세대 모델 차량만 두고 봤을 때 해외에서의 인기는 물론, 국내 소비자들도 유혹할 만한 매력들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차종이다. 신형 i30 가솔린 1.6 터보 가격은 2225만~2515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