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거혁신, 특화설계로 중무장한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면서 과거 건설사들의 골칫거리였던 아파트 저층과 최상층을 대하는 수요자들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오랜시간 아파트 저층은 밖에서 내부가 보이진 않을까, 범죄에 쉽게 노출되진 않을까 등의 걱정으로 수요자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최상층 역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는 단점이 꼽히며 사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시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저층과 최상층만을 위한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해 단점을 보완하면서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
실제 건설사들은 저층의 취약점으로 꼽히던 보안 문제를 적외선 감지기, 첨단 센서, 필로티 설계 등을 적용해 보완하는가 하면, 저층만을 위한 테라스 공간을 제공해 마당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최상층의 경우 냉난방 문제는 건축기술의 발달로 층별 격차를 줄였고, 최근에는 조망권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고층이 조망권 확보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인기가 상승했다.
특히 테라스와 맨 꼭대기 층만 가질 수 있는 다락 공간은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되는 만큼 동일 면적형 내에서도 넓은 실사용 면적을 누릴 수 있어 수요자들이 저층과 최상층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 한 아파트는 단지 전체 시세 중 복층형 테라스로 이뤄진 전용 84㎡ 1층 일부 세대가 평균매매가 5억30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같은 단지라도 테라스가 적용되지 않은 전용 84㎡의 경우 4억9000만원대로 4000만원이나 가격차를 보였다.
또 지난해 11월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 분양한 아파트 역시 1층과 2층 일부 가구에 복층 설계와 펜트하우스를 적용해 높은 인기를 끌었다.
9가구가 공급된 펜트하우스는 무려 8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3가구가 공급된 복층형 테라스의 경우 17.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미분양으로 남기 일쑤였던 저층과 최상층이 오히려 로열층으로 탈바꿈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건설사들의 아파트 펫네임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명은 '행정지명+브랜드명+펫네임'으로 짓는 경우가 많은데, 단지주변에 호수나 바다, 공원이 있을 경우 '레이크' '오션' '파크'를 사용하고, 도시 중앙에 자리하면 '센트럴'을 쓴다.
하지만 가을 성수기 풍성한 분양물량 중에서도 저층과 최상층을 특화 설계한 아파트의 펫네임은 사뭇 다르다.
한신공영㈜이 영종하늘도시에 공급하는 '영종 한신더휴 스카이파크'는 단지 1층에 테라스, 최상층에는 다락과 테라스를 적용했다.
특히 최상층 펜트하우스 타입의 경우 약 29~55㎡의 테라스와 최대 34㎡의 다락 공간까지 제공하는 등 극대화된 서비스 면적을 누릴 수 있어 '스카이파크'라는 펫네임을 붙였다.
서울 성북고 장위뉴타운 5구역에서 분양을 앞둔 삼성물산의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는 1층 가구의 청장고를 20㎝ 높인 2.5m로 설계해 높아진 천정고만큼 채광에 유리하며, 넓은 공간감도 누릴 수 있다.
펫네임은 아니지만 GS건설은 오는 7일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서는 안산시 상록구 사동 90블록 복합단지명을 '그랑시티 자이'로 결정했다.
이는 '대규모' '위대한' '고귀한'이라는 뜻의 '그랑'과 도시를 뜻하는 '시티'의 합성어로 지역 내 최고층(49층), 최대규모(7628가구)의 복합도시, GS건설만의 특화설계 등 세가지 남다른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단지 이름을 이같이 정했다는 설명이다.
GS건설은 저층에는 테라스형 오픈발코니를 도입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최고층에는 시화호 조망을 즐길 수 있는 펜트하우스를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