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여유로운 여가생활을 위해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일상이 된 요즘이지만, 이러저런 이유로 머물러 계신 분들도 많죠. 필자가 직접 경험하고 즐겼던 것들 중 알맹이만 담았습니다. '김경태의 놀음판 기행' 이번 주제는 직접 보트를 운행해 보고 싶은 마음에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에 도전해 봤습니다.
낙엽이 하나 둘씩 떨어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계절 가을이 시작됐습니다. 가을은 9~11월까지로 10월에 접어들면 맑고 청명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무더웠던 여름을 날려버리고 단풍으로 물든 산의 정취를 감상하기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나 바다낚시를 가는 이들이 많은데요.

배를 타고 강을 따라 달리면서 단풍구경을 하는 건 어떨까요. 필자는 직접 배를 운전해 보고 싶은 마음에 경남 합천의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를 찾았습니다.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약 3시간30분을 차로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은 경상남도 합천군 봉산면 서부로 4270-8에 위치한 곳으로, 합천 8경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합천 8경은 △가야산 △해인사 △홍류동 계곡 △매화산 △함벽루 △합천호와 백리벚꽃길 △황계폭포 △황매산 모산재 등입니다.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은 '봉산수상레저파크'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합천호 내에 위치하고 있어 조종면허시험뿐만 아니라 수상스키대회를 비롯해 배스낚시대회 등 각종 대회와 조종면허시험장 시설이 잘 갖춰진 곳입니다.
조종면허란 최대출력 5마력 이상의 동력수상레저기구를 조종하기 위한 면허로, 1급과 2급으로 나뉩니다. 1급은 수상레저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 일반조종면허 시험대행기관의 시험관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취득하고, 2급은 요트를 제외한 동력수상레저기구를 조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취득합니다.
필자는 수상레저사업이나 시험관이 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1급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일반 자동차면허와는 달리 보트 물위에서 운전하기 때문에 차선이 존재하지 않고 롤링이라고 배가 밀리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필히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이에 필자 역시 시험에 앞서 교육을 받기로 했습니다. 교육은 수상레저전문 자격증을 소지한 시험관으로부터 기본적인 보트에 대한 설명과 함께 나침의 보는 방법과 주의할 점에 대해 알려줍니다.
나침의는 이정표가 없는 물 위에서 운전자가 갈 곳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히 알아둬야 합니다.
이론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인 실습에 들어갔습니다. 실습은 시험관 1명과 교육생 3명으로 한 배에 4인이 탑승해 교육을 받습니다. 배뿐만 아니라 운송수단에는 정원이 있는데요, 특히 배는 승선인원을 어길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꼭 지켜야할 사항입니다.
실습은 A코스와 B코스로 크게 △출발 전 안전점검 △이안 및 침로기주 △고속주행 △사행 △후진 △익수자 구조 △접안 등으로 진행됩니다.
교육자들은 대부분 나침의를 보고 침로를 유지하는 것과 사행이 힘들다고 하는데 필자는 사행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사행'은 3개의 부표를 S자로 지나가는 것인데 부표와의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고속으로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렇게 교육을 받는 동안 합천호를 몇 번이나 주행하며 운행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주변 풍광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요, 합천호 배 위에서 맞는 따뜻한 가을 햇살과 시원한 바람은 조정면허 시험에 대한 긴장감을 잠깐 잊게 했습니다.
한편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은 추가 비용 없이 교육생들이 원활한 조정이 가능할 때까지 실습을 진행하는데요, 이 때문에 합격자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실제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의 합격자 비율은 평균 93%에 달했습니다.

필자 역시 원활한 운전으로 한 번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수상레저 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의식 등을 제고해 건전한 수상레저 활동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수상안전교육'까지 바로 이수했습니다.
윤웅주 봉산수상레저파크 대표는 "아침에 필기시험을 보고 바로 실기시험까지 볼 수 있어 하루 만에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며 "실기에 대한 충분한 연습만 한다면 자격증 취득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 대표는 "'동력수상레저기구조정면허'는 시험을 보지 않는 경우 특별한 제약은 없고 수수료는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불응시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렇게 불응시자들로 인해 면허를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제재가 필요하다"고 개선점을 요구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단풍구경과 낚시도 좋지만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를 취득해 강을 따라 달리며 배 위에서 단풍을 구경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