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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이후' 금융노조, 산별교섭 예고…재개될까?

사측 개별노조 합의로 성과제 도입…노조 "변화 없을 시 투쟁 강도 높일 터"

이윤형 기자 기자  2016.09.26 16: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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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목적으로 1차 총파업을 벌인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 사측과 산별중앙교섭을 재개할 계획을 세웠지만, 교섭이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은행권 사측은 지난달 금융노조의 산별교섭 파트너인 금융사용자협의회를 사실상 해체하고 개별 협상을 통해 성과제를 연내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파업 이후 사측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사용자협의회를 탈퇴, 개별 노조와 성과제 도입을 논의하기로 협상 전략을 수정한 상태다.

은행들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산별노조인 금융노조와 협상해야 하는데, 금융노조가 성과제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현 상태에서는 성과연봉제 등 시급한 현안들을 연말까지 처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전체 지부로부터 '개별교섭과 합의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았지만, 개별 교섭을 통해 일부 시중은행이 노사합의가 이뤄질 경우 다른 은행도 잇달아 도입을 결정하는 도미노 현상도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노조가 산별교섭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지난 3월 탈퇴한 산업·기업·수출입·주택금융공사·캠코 등 7개 금융공기업과 14개 시중은행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남는다. 

특히 이번 파업이 각 은행 지점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조는 파업 동력까지 손실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지난 23일 금융노조의 총파업에는 노조 추산 7만5000명, 정부 추산으로는 2만명 안팎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노조의 추산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이날 파업 참여 조합원 수는 금융노조가 단언했던 10만명보다는 적은 규모다. 

상황이 이렇자 시중은행들은 결국 앞서 성과연봉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금융공기업처럼 이사회 의결을 통한 성과제 도입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금융노조가 예고한 2·3차 총파업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협상에 따라 추가적인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10만 금융노동자의 성과연봉제 거부 의지는 절대적으로 확고하다"며 "금융노조는 금융노동자와 전 국민을 향한 해고연봉제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파업 투쟁으로 확인된 조합원들의 성과연봉제 반대 의사에도 정부와 사측의 태도가 변화가 없을 경우 2·3차 총파업 등 투쟁의 강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