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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인의 혀끝에 척] 세계인의 입맛 강타한 '피자'

국내시장 포화에 해외 눈 돌리는 피자업계…글로벌 진출에 박차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9.22 17: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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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단지 가만히 있을 뿐인데 괜히 공허한 마음이 든다. 입이 심심해 주변을 둘러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먹는 게 곧 쉬는 것이자 낙(樂). 필자 포함,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우리 혀끝을 즐겁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탐구해본다.

먹음직스러운 풍성한 토핑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갓 나온 피자. 아니 토핑 없이 심플한 비주얼일지라도 치즈와 함께인 피자는 언제나 아름답고 옳다. 

자고로 피자는 한 입 베어 물면 얼마나 늘어날지 치즈의 양과 굳은 정도를 파악하고자 끊어질 때까지 팔을 뻗는 게 인지상정. 

필자의 고등학생시절 친구들과 함께하는 생일파티 장소는 늘 피자집이었다. 피자가 나오기도 전 전투적으로 샐러드 몇 접시를 해치우던 때가 있었더랬다.

오늘날에는 매장 방문보다는 배달이 늘어나는 추세로 집에서 간단한 재료로 피자를 만들어 먹는 경우도 많다. 대형 브랜드 이외에도 중소기업 프랜차이즈, 유통업체 PB 브랜드 등이 많이 생겨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세계 속 가지각색 매력 뽐내는 피자…공통점 "맛있다"

나라별 피자들의 특징은 크게 이탈리아의 나폴리, 로마와 미국 뉴욕, 시카고 스타일로 구분된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나라 스타일의 피자전문점이 생기고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먼저 피자의 고향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시작된 '피체리아'가 피자의 기원이다. 정통피자의 정석을 고수한다. 수제 도우에 직접 만든 토마토소스와 하얀 치즈, 바질을 뿌린다. 

베수비오 산의 화산암 요(窯)를 이용해 만들어진 나폴리 피자는 이탈리아 전 지역으로 펴졌는데, 마르게리타 왕비가 피자에 관심을 보이자 돈 라파엘 에스폰트는 토마토소스, 바질, 모차렐라 치즈로 마르게리타 피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로마에서는 크게 두 가지 스타일의 피자를 만나볼 수 있다. 한 가지는 동그란 모양의 피자로 도우가 얇고 바삭한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하나는 네모난 모양의 피자로 조각피자라고 불린다. 

보통 직사각형 모양으로 크게 구워서 무게에 따라 잘라서 판매한다. 화덕에서 구운 것이 아니라 전기 오븐에서 구워내는데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는 화덕피자가 이와 비슷하다. 

뉴욕의 치즈피자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음식의 양을 중요시하는 미국인의 취향에 맞춰 크기가 커지고 육류와 치즈를 중심으로 토핑이 풍성하다. 

따라서 가장 큰 특징은 도우가 넓고 얇다는 것. 쫀득한 도우 위에 소스, 페퍼로니(Pepperoni)나 양파 같은 간단한 토핑과 치즈를 얹는다. 

또 시카고에서는 냄비를 형상화한 것처럼 독특한 모양새로 유명한 피자로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겹겹이 쌓아 올리는 토핑과 엄청난 양의 치즈가 특징. 두께가 매우 두툼하고 속이 꽉 찬 스터프트 피자의 형태다. 

브라질 상파울루에는 달걀과 양파를 곁들인 뽈뚜게사피자, 염소치즈와 토마토가 들어가는 엘레간차피자 등 한국인에게는 좀 생소한 방식의 이색피자가 있다.

◆엎치락뒤치락 사건·사고 많은 국내 피자 '3강 구도'

국내 피자시장 규모는 2조원대로 추정된다. 이미 포화상태로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때문에 사업구조 재편과 다각화를 꾀하거나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현재 국내 피자시장은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피자헛이 3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1990년 국내 처음 배달전문 브랜드로 눈길을 끌었던 도미노피자는 2012년경 3위로 떨어졌다가 2014년 매출 격차를 크게 벌리며 1위에 올라섰다.

샐러드바와 피자를 함께 즐기던 유행이 지나가고 모바일 주문을 통한 배달이 늘어남에 따라 배달전문점인 도미노피자 매출이 상승한 것. 

일본회사와 기술제휴로 1990년 설립된 미스터피자는 계약만료 후 한국미스터피자로 토종업체가 된 케이스다. 

2000년대 초반 업계 1위로 도약에 성공, 2009년에는 피자업계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에 진입했고 이듬해에는 일본 미스터피자 본사를 역으로 인수하는 등 독보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계속된 실적 악화로 2위에 머무른 상황. 미스터피자는 중국, 미국, 필리핀 등 글로벌시장에 진출하는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정우현 MPK그룹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과 치즈값 폭리 등 잇따른 '갑질'에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현재 3위인 피자헛 또한 업계 1위를 하던 때가 있었다. 지난 2004년만 해도 매출액 3000여억원을 달성하며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에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014년도에는 전년대비 22% 급감한 114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피자헛은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피자헛은 100% 가맹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작년 한 해 정규직 280여명, 비정규직 3500여명 등 임직원 3780여명의 고용계약을 해지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전체 매장 350여개 중 75곳인 직영점을 모두 가맹점으로 전환하거나 폐점 중이다.

한편, 미스터피자·뽕뜨락피자·피자마루 등이 중국 진출에 가담하고 있으며 도미노피자는 앞서 중국시장에서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피자헛은 레스토랑 개념으로 중국시장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