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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덕의 특종 미래일기] 1가구 1플라잉카 시대…귀성전쟁 웬 말

기술개발은 2~3년, 상용화 걸림돌은 '안전성테스트'

임재덕 기자 기자  2016.09.21 17: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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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라이트 형제가 1903년 동력비행기로 첫 비행에 성공하기 전, 하늘을 날아 세계 각지로 여행 다니는 일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혹은 20년 전 개개인이 전용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일은요? 과학기술 발전으로 10년 후를 예견하기 어려운 현재 '특종 미래일기'에서는 머지않은 미래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올 '잇(IT)템'을 소개합니다.

# 2025년 9월, 추석을 하루 앞둔 어느 날에도 A씨는 여유롭기만 하다.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은 플라잉카가 출시됐기 때문. TV, 라디오 등 어느 매체에서도 귀성전쟁이란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내에 돌파하는 플라잉카 덕분이다.

'2016 부산 모터쇼'를 앞둔 지난 6월, 부산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미디어초청 갈라디너'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권문식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알워드 니스트로(Arwed Niestroj) 벤츠 R&D 북미담당 CEO가 연사로 나서 '자동차산업의 미래기술'과 '디지털 혁명과 자동차 산업의 성공' 주제의 강연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권 부회장은 "지능화와 로봇기술, 커넥티비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우리가 와 있다"며 "2030년에는 이러한 미래 기술들이 서로 융합하며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현재 기술 트렌드는 융합입니다. 이와 관련 권 부회장은 융합에 따른 자동차업계의 큰 변화가 15년 사이에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그중 한 축의 변화는 10년 사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로 주행과 비행이 모두 가능한 '플라잉카(flaying car)'의 등장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 알파벳 최고경영자(CEO)까지 1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상용화 시점을 더 빠르게 보는 전문가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인데요. 이와 관련해 에어로모빌은 최근 "2년 내 상용 플라잉카를 출시하겠다"고 밝혀 세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는 자율주행기술 도입과 안전성테스트 등의 이유로 상용화까지 1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사실 자율주행기술을 비롯한 기술적인 부분은 2~3년 후에도 우수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플라잉카 선도기업인 미국 테라푸기어(Terrafugia)가 자율주행기술이 도입된 플라잉카 TF-X를 2018년 출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죠.

이 제품은 도로에서 일반 자동차들과 함께 주행하다가도 날개를 접고 수직 이륙해 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현재 개발된 플라잉카 중 가장 영화 속 제품과 흡사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성테스트가 무리 없이 진행될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테라푸기어 관계자는 "자율주행기능이 탑재된 플라잉카 TF-X는 2년 후인 2018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신하면서도 판매연도에 대해서는 "안전성테스트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여 2024년을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도 다르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 측은 "아직 안전성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제품이기에 자동차, 항공기, 초경량비행장치 중 무엇으로 봐야 할지 분류도 안 된 상황"이라면서 "안전성테스트, 정책마련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려면 10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현철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도 "항공기는 경미한 사고도 인명과 연관되기에 사실상 상용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술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군용으로는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의견에 힘을 더했습니다.

이처럼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실제 상용화가 가능할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선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비행기, 혹은 패러글라이딩조차 도입 초기에는 안전성 논쟁이 끊이지 않았었죠. 10년 후 '1가구 1플라잉카 시대' 귀성·귀경전쟁이 사라질 그 날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