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부동산시장이 여름 비수기가 끝나고 가을 성수기로 넘어가는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지금 이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연말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대출규제 강화와 미국 금리 인상 전망 등의 불안 요인에도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강세가 이어지면서 주택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새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역전세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2008년 잠실 역전세난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역전세난 현실화 가능성은?
이처럼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공급물량이 늘어났기 때문. 실제 내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적으로 약 75만가구가 입주하고, 위례신도시나 하남 미사강변도시, 동탄 2신도시 등의 대규모 아파트 역시 입주를 했거나 앞두고 있다.
계속 오르던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지난 6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고, 서울은 8월 들어 7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여기에 IMF 외환위기 이후 홀수해에 전세 이동 수요가 많아지면서 짝수해인 올해는 수요가 다소 줄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이 같은 분위기에 무게를 더한다.
공급물량이 크게 늘면 2004년과 2008년과 같은 역전세난이 재현될까?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와 대구, 경남 등 대규모로 아파트가 공급되는 일부 지역의 경우 역전세난이 나타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
다만, 서울은 공급 부족이 이어진 데다 향후 2년간 입주물량이 크게 늘지 않아 역전세난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또 반전세가 꾸준히 늘면서 순수 전세 물건을 찾기 어렵고,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이주를 앞두고 있어 과거와 같은 역전세난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국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위원들은 경제포럼과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이르면 9월, 늦으면 12월 한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2015년 12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약 1년 만에 상향 조정에 나서는 것.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기축통화인 달러가치는 강세를,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은 외화유출이 심화돼 외채 상환 압박이 커진다. 이 때문에 과거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하면 국내도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실제 지난 2004년 6월부터 시작된 미국 금리인상은 2005년 9월부터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불러왔으며, 2007년 8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리 인하는 2008년 8월 이후 국내 금리 변화를 몰고왔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국내도 1년가량의 시차를 두고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 부동산114 관계자는 "미국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현재 국내의 저금리 기조가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2017년 이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장기에 걸쳐 점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을 끼고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금리변화에 대비해 부채상환 능력을 철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계속 오르나
서초구 반포동과 강남구 개포동 일대 일반분양에 나선 재건축 단지들의 고분양가 경쟁이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확산되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8·25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기도 했으나 주택 공급축소 방침이 부각되면서 강남 등 인기지역 몸값이 높아지는 등 이상 현상마저 빚고 있다. 강남 재건축 상승세에 힘입어 최근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가을 분양 성수기와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매매가 상승 흐름은 추석 이후에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계속된 가격상승에 따른 피로감을 고려할 때 무리한 추격매수를 자제하고 한 템포 쉬어갈 필요가 있어보인다.
부동산114가 발표하는 아파트가격종합지수인 '코아피(KOAPI)'에 따르면 상승세를 나타냈던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락전환됐던 지난 2015년 12월의 매매가격 지수는 425.4로 전저점(2014년 12월, 378.78) 대비 9.67% 정도 증가한 시점이었다.
2016년 9월 현재 강남 3구 재건축 매매가격 지수는 462.82로 전저점(2016년 3월, 412.89) 대비 12% 이상 증가했다. 단기간에 훨씬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
이와 관련 부동산114 관계자는 "단기 급등한 만큼 가격 저항감이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일정 부분 가격조정을 거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단기차익보다는 중장기 보유나 거주 관점에서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대책, 분양시장 미치는 영향
올 가을 분양시장은 수도권 청약 인기지역인 강남권 재건축과 동탄 2신도시 등 택지지구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청약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도입하기로 했던 가계부채 대책이 10월로 조기 시행되면서 시장위축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앞당길 것인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의 조사 결과, 9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21만402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동기간(24만9380가구) 대비 3만5355가구 줄어든 수치다.
아파트 미분양 추이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2015년 12월에 6만1512가구까지 늘었다가 올해 4월까지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7월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건수와 한도 제한으로 미분양 물량이 6만3127가구(2016년 7월 기준)로 증가했다. 이는 오는 10월부터 가계부채 총체적인 심사제도와 집단대출에도 소득 기준을 깐깐하게 적용하면 비인기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8·25 가계부채 대책에서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물량을 줄이겠다고 나서 남아있는 택지지구 분양 물량에 대한 청약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