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일문일답] 이주열 총재 "한진해운 사태,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

경제성장률 전망치 2.7% 7월과 부합…10월중 수정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 예정

이윤형 기자 기자  2016.09.09 15:37:3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일부 수출입기업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의 제반조치가 원활히 진행된다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7월 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소비자물가면에서 하방리스크가 발생했지만, 현 시점에서 볼 때 2.7% 전망치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일문일답.

-연내 미국의 금리인상이 유력하다고 평가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우리의 금리 하한선도 같이 오르는가.
▲이론적으로 우리나라 기준금리 하한을 얘기할 때 소규모 개방경제국으로 자본유출 위험을 고려하기 때문에 국내 금리가 기축통화국 금리보다는 높아야 한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달러화 강세,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준금리 실효하한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금리 결정시엔 다양한 국내 여건이 고려돼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 신용등급이 상향되고 국내채권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투자수요가 견조한 점은 자본유출 효과를 낮춘 점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실효하한에 대해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가계부채 증가세 꺾이지 않고 있다. 8.25 가계부채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지.
▲8.25 대책은 기본적으로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과 그런 대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나온 정책이다. 대책에 대한 개별적인 영향을 말하기보다는 정부가 8월25일 대책을 발표하고 나서 그 시행을 조속히 앞당기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또 감독 당국에서도 특별 TF활동을 통해 금융권 전반의 가계부채 동향을 점검,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가계부채 급증세가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제 성장률에서 건설투자 차지 비중이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 부동산 과열현상이 꺼지면 성장률에 악영향을 주진 않는가.
▲2분기 중 건설투자가 10% 이상 크게 늘어나면서 내수회복을 이끌고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 건설경기 호조는 지난해 2분기 이후 건설착공률이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인데, 통상적으로 착공 후 건설되기까지는 2~3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건설투자는 당분간 호조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건설투자가 급격히 감소한다면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건 사실이지만, 점진적으로 균형수준으로 수렴한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계부채 대책이 급증세를 억제하면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려는, 부동산시장에도 연착륙을 동시에 고려해서 나온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원화 강세압력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내 연구기관의 환율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는데 최근 환율 동향에 대한 평가는.
▲ 환율에 대해서는 일관된 입장이다. 환율은 기초경제 여건과 수요공급에 따라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한다. 다만 쏠림현상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단기간에 변동할 때는 시장안정 차원에서 미세조정은 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간의 일관된 입장이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변화 등으로 대외요인에 의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게 사실이다. 그래서 환율 변동성 커진 것에 대해 유의해서 보고 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내수가 위축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장단기 효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련 법이 원안대로 9월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 투명성, 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이 있지만, 단기적으로 볼 때는 일부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고 이들 업종의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예상되는데 법 시행 이후에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그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 시점에서 효과를 계량적으로 추정하기는 어렵다. 법 시행 이후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경제적 영향력을 점검할 계획이다.

-한은이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정책조합 폴리시믹스(Policy mix)를 강조했는데 추경안은 사실상 통과가 늦었다. 한은이 당초 기대한 폴리시믹스 타이밍은 어떻고 경제 전망이 어떤 영향을 미치나.
▲거시경제정책의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6월 금리를 내리고 추경도 조기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예상보다 많이 늦어졌지만 가급적 조기에 집행돼 재정의 성장세 회복 효과가 최대화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가 최근 국고채 50년 물을 발행한다고 발표했지만 수익률 곡선이 되려 평탄화됐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는데 이를 올리기 위해 한은이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장기채권 금리가 떨어지면서 수익률 곡선도 평탄화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 글로벌 요인과 연기금의 장기채권 매입 영향이라고 본다. 장단기 금리 차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장기시장금리가 크게 반등할 가능성있기 때문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금리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돼 시장안정 차원에서 조치가 필요하면 대책을 모색하겠다.

-호주중앙은행(RBA),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중앙은행(BOJ) 등 추가완화 움직임이 다소 조심스러워진 느낌이다. 중앙은행 기조 변화로 감지해도 되는지.
▲당초 봐왔던 것과 달리 바뀐 면은 없다고 본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이 있을 거란 기대와 ECB나 BOJ가 추가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그러한 예상이 현재 특별히 바뀌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경제가 커지면서 달러화뿐 아니라 위안화, 엔화 등도 중요해지고 있다. 쏠림이나 변동성 등을 언급 시 이종통화를 어느 정도 고려하나.
▲한국은행에서 국내 외환시장 동향이나 변동성을 파악할 때 주로 원·달러 환율 움직임을 본다. 그렇지만 이종통화 환율도 유의깊게 보고 있다. 우리 경제는 미 달러뿐 아니라 엔화 위안화 등도 적잖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종통화 환율도 살펴보고 있다. 특히 모든 통화 움직임을 포함한 실질실효환율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가 물류피해로 이어지고 수출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7월 전망했던 경제성장률 2.7%, 물가상승률 1.1%에 변화가 있을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에 해상운임 상승, 운송 지연으로 일부 수출입기업이 상당한 어려움 겪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가 진행 중인 대체선박 투입 등 여러 제반조치가 원활히 진행된다면 거시경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범위에 머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번 전망 시 구조조정 영향을 감안했다고 설명 드렸는데 예상치 못한 점 있는지 등도 파악해서 다음 달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겠다.

현 시점에서 보면 2.7% 성장에는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소비자물가면에서는 하방리스크가 분명 발생했다. 대표적인 게 전기료 한시적 인하다. 성장률에 대해서는 현재 여러가지 경제지표의 움직임 비춰볼 때 7월에 봤던 전망 경로에 부합하는 경로다. 자세한 것은 다음 달 전망 수정에서 발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