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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의 끝나지 않은 농성

하영인 기자 기자  2016.09.07 16: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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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4월 불거진 정우현 MPK그룹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에서 비롯된 소비자들의 외면에 미스터피자 가맹점들이 생존과 직면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매장별 차이는 있으나 심한 곳은 매출액이 30~40%가량 줄어 경영난에 허덕이던 일부 가맹점주들은 끝내 폐점의 길을 택해야 됐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이하 미가협)에 따르면 해당 논란 이후 60여개 매장이 문을 닫았으며 현재 폐점을 준비 중인 매장도 수십곳에 달한다. 이에 대해 MPK그룹 측은 지난 3월 말 가맹점 수는 408개였으며 현재 386개로 22개가 줄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60곳이든 22곳이든 불과 5개월여 만에 수십곳이 문을 닫았다는 것은 사실 정도의 차이일 뿐 일반적이지 않은 수치임은 틀림없다.

MPK그룹은 떠들썩한 '갑질' 논란을 잠재우고자 뒤늦게 가맹점주와 상생협약을 내걸었지만, 여론이 누그러지자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미가협은 6일 또다시 서울 서초구 MPK그룹 본사 앞에 집결했다. 앞서 3월 '삭발식'을 단행한 당시와 요구사항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심지어 지난해 맺은 식자재 값 인하, 매월 광고비 5억원 집행 관련 합의도 여태 지켜지지 않았다. 가맹점주들이 요구하는 바는 명확하다. '이미' 맺은 협약을 실천해주는 것.

또 오너 리스크로 인한 가맹점 매출 폭락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MPK그룹은 피자의 주요 재료인 치즈 가격으로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가공업체와 직거래 시 10㎏당 7만원대에 공급받을 수 있음에도 정 회장의 친동생과 특수업체 등을 거래단계에 추가해 가맹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9만6000원에 구입해야 됐다는 것. 

점주들의 강력한 항의에 현재는 8만7400원에 공급되고 있지만, 시중 유통가격을 감안하면 가격담합 의혹이 제기돼 한 단계 더 낮춰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미가협 측은 정 회장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광고비 미집행, 부당집행 부분에 대한 반환, 갑질 폭행으로 인한 매출하락 부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지난달 30일에는 일부 가맹점주들이 정 회장을 '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 4월2일 서울 서대문구 '식탁' 매장에서 저녁식사를 하다가 상가 문을 닫은 경비원 황씨의 뺨을 두 차례 때린 혐의로 폭행죄가 아닌 상해죄를 적용받아 벌금 2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실상 오너의 잘못이지만 당사자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대한 반감을 느껴 불매운동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수익구조상 본사 매출 영향은 점주에게도 이어진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기업에 소속된 하청기업들의 일거리가 줄어들 수 있는 '구조적 생태'를 고려하면 불매운동만이 꼭 능사는 아니다. 

매출에 타격이야 입겠지만, 결국 문을 닫고 거리에 나서는 것은 점주들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작 생계와 직결된 이는 가맹점주들이기에 이번 사태에서도 대신 사과에 나서야 했다.

프랜차이즈의 강점 중 하나인 브랜드 인지도는 이처럼 양날의 검으로 작용해 씁쓸함을 안겨주곤 한다. 

일을 저지른 사람이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의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다. 이제는 정 회장이 앞장서서 가맹점주들이 흘린 피눈물을 닦아줘야 할 때다.

그날이 올 때까지 여론도, 소비자도 MPK그룹의 행보를 지켜볼 게 자명하다.